갓 구운 샌드위치·케밥 … 패스트푸드 맞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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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패스트푸드가 진화하고 있다. 메뉴는 한층 다양해지고 고급화되고 있다. 다이어트와 웰빙 트렌드를 겨냥한 건강식도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다양해지는 메뉴=지금까지 패스트푸드의 대명사는 햄버거였다. 1979년 롯데리아 1호점 개점 이후 패스트업계는 2002년 업계 연 매출이 1조2400억원에 달할 정도로 성장세를 누렸다. 하지만 21세기 들어 패스트푸드가 ‘건강의 적’으로 비난받으면서 시련을 겪기 시작했다.

그러나 최근 패스트푸드 업계는 ‘신 메뉴’로 무장하고 기존 패스트푸드의 틀을 깨 나가고 있다. 우선 집에서 갓 조리한 듯한 따끈한 음식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다. 갓 구운 따뜻한 샌드위치(퀴즈노스), 화로에 구운 고기 메뉴(선샤인 케밥) 등이 대표적이다. 타코 등 멕시코 스타일의 음식을 파는 곳(타코벨·사진)도 등장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중식 테이크 아웃(차이니즈키즈팬더)도 생겼다.

 한국맥도날드 관계자는 “업계 전체적으로 성장을 위해 꾸준히 소비자들의 니즈를 파악해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커피도 고급화=롯데리아와 한국맥도날드 등은 2000년대 중반부터 웰빙 샐러드 같은 ‘건강’을 표방한 메뉴를 잇따라 출시했다. 매장도 일반적으로 흔히 쓰이던 딱딱한 의자 대신 푹신한 소파를 놓는 등 카페형으로 꾸몄다. 커피 업계에 빼앗긴 고객을 되찾기 위한 노력도 활발해졌다. 2005년 말부터 국내에 라바짜 원두 커피를 선보이기 시작한 맥도날드는 2009년 초 커피전문점 형태의 맥카페를 정식으로 오픈했다. 버거킹도 프리미엄급 커피를 들여와 판매했다. 업체마다 프리미엄급 커피를 내놓으면서 관련 매출이 30~40%가량 뛰어오르는 효과를 거뒀다. 젊은 소비자들을 겨냥한 24시간 매장 운영도 늘어났다. 한국맥도날드는 2005년부터, 롯데리아는 2006년부터 시작했다. KFC와 버거킹 등도 24시간 영업 대열에 합류했다.

 지난 7월 국내에 매장을 낸 타코벨의 양영석 이사는 “한국 소비자들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햄버거와 콜라 등 기존 패스트푸드 외에 간편하면서도 신선한 패스트푸드를 찾는 경향이 커지고 있어 미국 본사에서도 한국을 장래성 있는 시장으로 여긴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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