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봉은사 직영 의결 … 명진 스님 절 떠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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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불교 조계종의 갈등 요인이었던 서울 삼성동 봉은사의 직영사찰 지정안이 9일 조계종 종무회의 의결을 통과했다. 조계종 중앙종회가 올 3월 11일 이 안건을 통과시킨 이후 8개월 만이다. 이로써 총무원은 조계종의 서울 강남 최대 사찰인 봉은사의 운영을 직접 챙기게 됐다.

그간 총무원의 방침에 크게 반발해온 봉은사 주지 명진(사진) 스님은 이날 오후 봉은사를 떠났다. 봉은사 관계자는 “명진 스님은 경북 문경 봉암사로 갔다. 일찍 가서 방부(안거 신청)를 들이고 21일 시작하는 동안거(冬安居)에 들어갈 예정이다. 신도들에게 사찰을 잘 부탁한다고 당부했다”고 말했다. 2006년 11월 봉은사 주지로 임명된 후 사찰 재정 공개와 1000일 기도 완성 등의 성과를 거뒀던 명진 스님은 봉은사 직영 전환 방침이 발표된 이후 총무원과 대립해왔다. 8일까지도 직영사찰 전환에 반대하는 특별법회를 열었다.

 봉은사 후임 주지는 진화 스님(현 봉은사 부주지)이 확실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총무원은 후임 주지 추천권을 봉은사 문제를 조정해온 화쟁위원회(위원장 도법 스님)에 조만간 위임할 예정이다. 도법 스님은 “봉은사 주지를 진화 스님으로 하자는 데 총무원과 명진 스님 간에 공감대가 마련돼 있다”고 8일 밝혔었다. 총무원 관계자는 “13일이 명진 스님의 주지 임기 만료일이다. 더 이상 미룰 이유가 없는 만큼 후임 주지는 이르면 10~11일 발표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백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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