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탁구치는 육영수 여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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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의 탁구치는 사진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이 사진은 문화체육관광부가 발간한 '대한민국 정부 기록 사진집'에 나온 것으로 1973년 4월 27일 박 대통령이 육여사가 짧게 넘긴 공을 받기위해 몸을 앞으로 뻗는 장면이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세계탁구선수권대회 단체전에서 우승한 이에리사·정현숙 등 여자 탁구 대표단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했다. 당시 중앙일보 보도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이에리사·정현숙의 시범경기를 관람한 뒤 임진왜란 때 어떤 앉은뱅이가 바늘을 던져 왜장의 눈을 맞춰 쓰러뜨린 고사를 들었다. "앉은뱅이가 매일 앉아서 벽에 바늘을 던지더니 신기에 이른 것"이라면서 "이 양이 그동안 탁구에만 정진한 까닭에 신기에 가까운 경지를 이룩한 것"이라고 칭찬했다.

박대통령은 즉석에서 이에리사 선수와 탁구를 치기도 했다. 박은 "10년만에 탁구를 쳐보는 내가 매일 연습하는 이 선수를 당해낼 재간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육여사와 탁구 치는 사진도 이때 촬영된 것으로보인다.

한국여자탁구는 1973년 4월 9일 유고슬라비아 사라예보에서 열린 제32회 세계 탁구선수권대회 여자 단체전 결승 리그 최종일 경기에서 이에리사 선수를 비롯해 정현숙·박미나 선수가 종횡무진으로 활약하며 전대회 우승팀 숙적 일본을 3대1로 제압하고 8전 8승 전승의 기록으로 감격의 패권을 차지한 바 있다.

한편 대한민국 정부 기록사진집은 1999년 제1권(1948년~1953년)을 시작으로 2005년까지 모두 9권이 발간됐다. 이번에 발간된 사진집은 10권, 11권 등 모두 2권이다. 10권(1973∼1977)에는 파월 장병 개선 시가행진을 비롯, 국회의사당 신축 장면, 고 육영수 여사 국민장 영결식과 문세광 공판 등의 당시 시대상을 잘 보여준다. 11권(1978∼1982)은 국산 포니자동차 수출, 북한의 남침용 땅굴, 박정희 대통령 서거, 12.12사태 등 격동기 한국사가 담겨있다.

중앙일보 디지털뉴스룸=주기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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