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물 '재산' 에서 '패션' 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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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예물도 달라졌다. 간단해지고 가격대도 낮아졌다. 환금성이 큰 값비싼 보석보다는 평소에도 끼고 다닐 수 있는 커플링이 예물로 인기다.

혼수 예물은 예전에는 신부 것을 기준으로 다이아몬드 세트, 유색 보석 세트(사파이어.루비.에메랄드.진주 등), 순금 세트(순금 쌍가락지 정도) 등 3개 세트를 구입하는 경우가 많았다. 또 3세트나 5세트 등 홀수 세트로 구매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개성과 필요한 예산에 맞춰 구입하고 간단한 반지 정도로 예물을 끝내는 신혼부부들이 많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

예전엔 신혼여행 갔다오면 안방 장롱에 모셔지는 '재산 1호'가 예물이었으나 요즘은 평소에 착용하고 다니는 '패션'이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심플하고 무난한 디자인의 보석이 예물로 선호된다. 특히 같은 모양의 다이아몬드 반지만을 나눠갖는 커플링을 찾는 젊은 커플이 많다. 인기있는 커플링은 다이아몬드 반지로 여자 5부(0.5캐럿),남자 3부(0.3캐럿)정도의 제품. 롯데백화점 최윤각 바이어는 "이 경우 가격은 남녀 합해 300만원대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타입이며 많지는 않지만 이보다 비싸게 여자 1캐럿, 남자 5부의 커플링도 판매되고 있다. 가격은 900만원 수준"이라고 말했다.

간단한 커플링이 일반화 되면서 보석 예물 비용도 줄어드는 추세다. 귀금속 브랜드 이베레떼의 박은경 대리는 "다이아몬드 커플링을 중심으로 남녀 합해 200만~300만원 정도의 보석 예물이 가장 많이 판매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종전에는 혼수 예물은 시어머니와 신부가 함께 구입하는 일이 많았지만 요즘엔 부모가 예산과 종류를 정하고 본인들이 직접 마음에 드는 브랜드와 디자인 등을 고르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커플링에서 조금 더 나간다면 커플링만 명품 브랜드 제품으로 구입하고 목걸이, 팔찌, 귀고리 등은 일반 브랜드로 따로따로 구입하는 예비 부부도 흔히 볼 수 있다. 또는 세트 구입을 하더라도 다이아몬드 세트에다 사파이어나 진주 등 유색 보석세트 하나만을 더하는 경우도 있다.

예물 시장도 기지개를 켜고 있다. 올들어 2,3월엔 예물 판매가 늘어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수도권 11개점에서 2월1일부터 2월 20일까지 혼수 관련 예물 보석이 전년 대비 30%가 넘는 매출 신장율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현대백화점의 경우 이달 1월부터 9일까지 13개 매장을 통해 예물 보석 판매액이 모두 15억원을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정도 늘어났다.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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