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ㆍ전철에도 ‘급’이 있다?

조인스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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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9호선과 경의선 복선 전철. 각각 내달과 다음달 개통될 이들 지하철과 전철은 올해 서울·수도권 부동산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교통 개선 관련 매머드급 재료로 꼽혀 왔다.

통상 지하철 또는 전철 개통을 앞두고 주변 부동산시장은 들썩이게 마련이다. 교통 여건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매수세가 늘면서 가격도 꿈틀대는 게 일반적인 현상이다. 그런데 개통을 앞두고 있는 지하철9호선과 경의선 복선전천 주변 주택시장의 온도 차는 사뭇 다르다.

내달 말 뚫리는 지하철 9호선 1단계 구간(개화~김포공항~여의도~동작~반포~신논현역) 주변 집값은 꿈틀대고 있는 데 반해 경의선(파주 문산~서울 성산역) 주변 주택시장은 전철 개통의 온기가 아직 느껴지지 않는다. 지하철·전철에도 ‘급’이 있는 것일까?

9호선 주변 개통 뒷바람 거세네

지하철 9호선 신목동역을 걸어서 5분 안에 갈 수 있는 목동 신시가지 1단지는 요즘 매물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이 아파트 115㎡는 최근 9억8000만원에 팔린 뒤 매물이 자취를 감췄다. 한달 새 5000만원 오른 가격에 거래되자 집주인들이 추가 가격 상승 기대감에 매물을 일제히 거둬들인 것이다.

인근 송학공인 박희란 대표는 “강남권과 함께 목동 신시가지 전체 아파트값이 들썩이면서 이곳 1단지도 호가 오름세가 뚜렷하다”며 “9호선 개통으로 강남권 진입도 쉬워져 선호 단지로 부상했지만 매물이 없다보니 거래는 뜸한 편”이라고 말했다.

강서구 가양동 역세권 단지에도 따스한 봄 햇살이 내리쬐고 있다. 양천향교역에서 걸어서 7분 거리인 한강타운(1단지) 104㎡는 4억5000만~4억8000만원을 호가한다. 보름 새 2000만원 오른 것이다.

상습 정체 구간인 중앙대 앞 동작구 흑석동 일대도 9호선 호재로 집값이 꿈틀대고 있다. 명수대 현대아파트 109㎡는 이달 들어 3000만원 가량 올라 5억8000만~6억2000만원을 호가한다.

강남권 연결되는 `황금 노선` 매력 솔솔

이처럼 지하철 9호선 주변 지역 집값이 오름세를 보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우선 9호선이 한강을 따라 강서지역과 강남권을 바로 연결하는 황금 노선으로 꼽힌다. 지하철을 타면 가양동에서 강남까지 30분 남짓이면 닿을 수 있다. 그만큼 강서지역 주민 입장에서는 강남권 진입이 쉬워지는 것이다.

또 기존 지하철 공사의 경우 기존 노선에 역이 추가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9호선은 새로운 라인이 생기는 것이라 시장에 주는 영향이 큰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와 함께 9호선 주변 지역의 경우 지하철 개통 호재 외에도 뉴타운(흑석·노량진뉴타운 등) 등 개발 재료가 많다는 것도 역세권 단지 가격 상승에 한몫한다.

경의선 복선전철 주변 주택 입질 뜸해

반면 경의선 복선전철 노선 주변 지역은 여전히 한겨울이다. 매수세도 뜸하고 가격 움직임도 거의 없다.

경의선 일산역을 걸어서 이용할 수 있는 고양시 일산동 동양메이저아파트 110㎡ 역시 2006년 하반기 때보다 많게는 5000만원 떨어진 3억~3억4000만원 선에 매물들이 나와 있지만 찾는 사람이 많지 없다. 인근 H공인 김정숙 소장은 “복선 전철 개통이 눈앞에 성큼 다가왔지만, 요즘 강남권 등 일부지역 주택시장에 불고 있는 봄 기운을 전혀 느낄 수 없다”고 전했다.

경의선 운정역과 가까운 파주시 교하읍 월드메르디앙2차 113㎡는 2억7000만~2억9000만원 선으로 올 초 시세 그대로다. 교하읍 랜드공인 관계자는 “경의선 복선 전철 개통으로 성산·수색동 등 서울 북부지역으로는 비교적 쉽게 접근할 수 있겠지만 도심이나 강남권에 직장을 둔 사람자들에게는 큰 매력이 없는 노선이라는 인식도 집값 약세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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