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문화혁명 4인방' 장춘차오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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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중국 '문화대혁명(문혁)'의 광기(狂氣)를 이끌었던 4인방 가운데 한 명인 장춘차오(張春橋.사진)가 지난달 21일 사망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新華)통신이 10일 보도했다. 88세.

신화통신은 이날 오후 반(反)혁명 집단 사건의 주범인 장춘차오가 암으로 사망했다고 짤막하게 전했다.

신화통신이 장춘차오의 사망 소식을 그의 죽음 20일 만에 보도한 것은 중국 공산당이 그를 '반혁명 주범'이라고 공식 평가를 내리는 데 시간이 걸렸기 때문으로 분석되고 있다.

1917년 산둥(山東)성 출생인 장춘차오는 장칭(江靑).왕훙원(王洪文).야오원위안(姚文元) 등과 함께 4인방을 결성해 문혁을 비이성적 과격 활동으로 이끄는 데 주요한 역할을 했다.

장춘차오는 54년 상하이(上海) 해방일보(解放日報) 사장에 이어 63년 중국 공산당 선전부장을 거쳐 66년엔 당 중앙문화혁명소조 부조장에 올랐다.

69년 당 제9기 중앙정치국 위원에 이어 75년에는 제4기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부총리에 임명됐다.

장춘차오 등 4인방은 특히 마오쩌둥(毛澤東)의 사후엔 완전한 정권 장악을 노렸으나 격렬한 권력 투쟁 끝에 덩샤오핑(鄧小平).예젠잉(葉劍英) 등에 의해 숙청됐다.

마오쩌둥이 사망한 지 한 달 만인 76년 10월 '4인방 반당집단''정변 음모' 사건으로 체포된 것이다. 장춘차오는 80년 재판에 회부돼 81년 사형선고를 받았으나 형 집행이 2년간 유예됐고 83년 무기형으로 감형됐다. 97년에는 다시 18년의 유기징역으로 감형됐고 98년에는 병 치료 명목으로 석방됐다.

장춘차오의 사망으로 4인방 가운데 오직 야오원위안만이 남게 됐다. 마오쩌둥의 부인 장칭은 91년 자살했고 왕훙원도 92년 병사했다. 유일한 생존자인 올해 74세의 야오원위안은 65년 상하이 문회보(文匯報)에 우한(吳)의 역사극 '해서파관(海瑞罷官)'을 비판하는 글을 게재, 문혁의 불길을 댕겼던 장본인이다. 야오원위안은 96년 석방돼 고향 상하이에서 중국 역사를 공부하며 소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베이징=유광종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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