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사 출신으로 최고 구단 ‘맨유’ 만든 데이비드 길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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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미국 경제잡지 포브스 선정 6년 연속 ‘가장 가치있는 축구 구단’에 선정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 그 중심에는 데이비드 길(53·사진) 맨유 사장이 있다. 회계사 출신인 그는 2003년 사장을 맡은 뒤 AIG(2006년~2010년 5월), AON(2010년 5월~현재) 등 세계적인 기업과 손을 잡고 맨유를 세계 최고 구단으로 끌어올렸다. 맨유의 가치는 현재 18억7000만 달러(약 2조900억원)에 이른다.

 최근 길 사장이 구단의 발전을 위해 공들이고 있는 곳은 아시아다. 지난달 30일(한국시간) 맨유의 홈구장 올드 트래포드에서 만난 그는 “역동적이면서도 앞으로 나가는 아시아 기업의 모습이 맨유와 비슷하다”며 아시아 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맨유는 한국의 금호타이어와 2007~2008시즌부터 스폰서십을 맺어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금호타이어의 지원 규모는 4년간 140억원 정도다. 길 사장은 “전세계 축구 팬 중 절반 정도가 아시아에 있다”며 “그 중에서도 한국은 축구 강국으로서 상당히 중요한 곳이다”라고 말했다.

‘스폰서는 곧 파트너’라는 것이 길 사장의 경영철학이다. 지난달 31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전은 ‘금호타이어 빅매치’라는 이름으로 치러졌다. 스폰서 기업의 위상을 높여주고 함께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 것이다. 그는 “스폰서 기업과 맨유는 함께 가는 것이다. 일방적으로 협조를 받는 것은 스폰서의 진정한 의미가 아니다”라며 “‘팬이 곧 고객’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갖고 이를 달성하기 위해 긴밀하게 협력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선발 출장해 좋은 활약을 펼친 박지성(29)에 대한 애정도 나타냈다. 길 사장은 “박지성은 위대한 선수다”라며 “모든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기 때문에 감독과 선수들에게 가장 인기가 많은 선수”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박지성과 이청용(22·볼턴)의 활약을 아시아 시장과 관련해 설명했다. 그는 “박지성과 이청용은 아시아를 대표하는 훌륭한 선수들”이라며 “한국 선수들이 유럽에서 좋은 활약을 하고 있기 때문에 아시아 시장의 미래는 밝다”며 희망을 얘기했다.

 2007년과 2009년 선수단을 이끌고 한국을 찾아 성공적으로 친선경기를 치렀던 길 사장은 또 한 번의 방한 계획을 밝혔다. 그는 “내년에는 어렵겠지만 2년 뒤 한국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을 검토 중이다.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맨체스터=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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