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 메모리 '황금알 쟁탈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읽고 쓰기가 쉬운데다 전원이 끊겨도 저장 내용을 기억하는 특성 때문에 휴대전화.디지털카메라.MP3 플레이어 등에 널리 쓰이는 첨단 정보기기 부품 플래시 메모리.


150억 달러 규모의 세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업체마다 고유 기술을 앞세워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AWSJ)는 8일 플래시 메모리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독주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인텔.AMD.도시바 등 다른 업체들이 신기술을 앞세워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최근 동향을 보도했다.

플래시 메모리는 NOR(노어, Not OR)와 NAND(낸드, Not AND) 등 두 가지 방식이 있다.

인텔이 개발한 NOR형은 주로 소프트웨어를 저장했다가 불러들이는 데 유리해 휴대전화.통신장비에 널리 쓰여왔다. 도시바가 개발한 NAND 형은 대용량 기억장치를 만들 수 있어 메모리카드 형식으로 디지털 카메라 등에 쓰였다. 출시 초기에는 휴대전화에 쓰이는 NOR형의 시장 규모가 컸으나 최근 들어 NAND형 시장이 급속히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플래시 메모리 분야의 세계 최대 업체다. 지난해 4분기에 11억달러의 플래시메모리를 팔아 2위 인텔(6억4300만달러)을 2배 가까이 앞서며 전체 플래시 메모리 시장의 30% 정도를 점유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성장이 빠른 NAND형 시장의 60%를 차지하고 있는데다 NOR형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이고 있어 시장 지배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따라서 그동안 NOR형만 만들어 온 인텔과 AMD는 비상이 걸렸다. AMD와 후지쓰가 합작한 스팬션은 최근 NOR형과 NAND형의 장점을 결합한 새로운 소자(OR-NAND)의 시제품을 발표했다. NOR형만을 고집해 온 인텔도 조만간 NAND형도 생산할 계획을 밝혀 앞으로 삼성과의 격돌이 예상된다.

이승녕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