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 살리는 장(腸) 건강법 ③ 과민성대장증후군, 유익균 많이 먹으면 증상 개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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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적으로 설사와 변비를 반복하는 사람들이 있다.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들이다. 2006년 대한소화기학회지에 따르면 남성 7%, 여성 6%가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앓고 있었다. 한솔병원 이동근 원장은 “불과 10여 년 전만 해도 과민성대장증후군은 꾀병이나 체질로 치부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주요 증상은 세 가지다. 첫째 심한 배앓이를 하다가 배변 후 증상이 완화된다. 둘째 평상시보다 변을 보는 횟수가 줄어 복부 불편감이 생긴다(예컨대 평균 하루 한 번 대변을 보는 사람이 사흘에 한 번 변을 본다). 셋째 변의 상태가 너무 무르거나 반대로 딱딱하다. 이 세 가지 중 하나 이상이 한 달에 3회 이상 나타나면 과민성대장증후군 환자로 분류한다.

 원인으로 섬유질이 적고 화학물질이 많이 들어간 인스턴트 식품이나 고지방식 섭취, 스트레스, 운동부족 등이 꼽힌다.

 최근에는 장내 유익균의 감소가 과민성대장증후군의 주요 원인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원장은 “음식물의 소화·흡수 등 대사작용을 돕는 유익균이 줄면 음식물, 특히 유해물질의 대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며 “분해되지 않는 독성물질이 장 속을 자극해 설사와 변비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장이 자극을 받아 경련을 일으키면 장 운동 속도가 빨라져 물 흡수가 적어진다. 이는 설사로 이어진다. 반대로 자극으로 운동이 지연되면 대변이 물을 덜 빨아들여 변비가 생긴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을 방치하면 염증성장질환으로 발전한다. 대사되지 못한 독성물질이 장내 세포층을 자극해 염증이 생긴다. 염증 반응은 자극을 받은 세포를 보호하기 위한 일시적 작용이지만 반복되면 크론병·궤양성대장염 등 다양한 만성염증질환으로 변한다. 염증이 심하면 조직이 괴사한다. 결국 장을 잘라내고 인공대변주머니를 달고 다닌다.

 암 발생 위험도 높아진다. 장내 유해물질이 많이 잔존할수록 암의 위험성이 커진다. 유익균은 화학물질과 바이러스, 이물질 등 독성물질을 잡아 대변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한다. 적의 장수(將帥)를 끌어안고 강에 빠져 죽은 ‘논개’에 빗댈 수 있다. 염증성장질환을 가진 사람도 마찬가지다. 2008년 일본소화기내과 논문에 따르면 염증성장질환인 크론병을 가진 사람은 일반인에 비해 암 발생률이 3.2배 높았다. 25세 이전에 크론병에 걸린 사람은 6.3배 높았다.

 과민성대장증후군을 막기 위해서는 식·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방부제·살충제·항생제·화학첨가물 등은 장내 나쁜 균을 죽이기 위해 만들어졌지만 유익균도 함께 죽인다. 이런 성분이 많이 든 인스턴트 식품, 화학조미료가 많이 든 외식을 자제하고 유기농 식품을 먹는 것이 좋다. 이미 장내 유익균이 많이 줄어든 상태라면 식생활 개선만으로는 해결이 어렵다. 고농도의 유익균(프로바이오틱스류)을 따로 섭취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배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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