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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물 벤츠' 수입사 대표 등 구속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국제 장물 차량 국내 유통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청 외사과는 독일제 벤츠 차량의 시동키를 재발급받기 위해 관련 서류를 위조한 혐의로 자동차 수입업체 F사 대표 김모(52)씨와 본부장 정모(37)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3일 밝혔다. <본지 2월 17, 28일자 10면>

김씨 등은 지난해 10월 일본 중고차 유통업자 유모(47)씨로부터 일본에서 운행 중인 다섯 대의 벤츠 차량 정보를 넘겨받은 뒤 이들 차량을 수입해 소유하고 있는 것처럼 수입신고필증을 위조한 혐의(공문서 위조)다.

경찰 조사 결과 김씨 등은 관세청에서 정상적으로 발급받은 것처럼 만든 이 가짜 필증을 근거로 독일의 자동차 딜러 박모씨를 통해 벤츠 차량 시동키 다섯 개를 발급받은 뒤 유씨에게 전달했고, 이 시동키로 운행이 가능한 다섯 대의 벤츠 차량은 지난해 말 일본에서 도난 신고됐다. 이들이 시동키를 만든 차량은 S500.S55 AMG 등 새 차 가격이 2억원을 넘는 것이다.

경찰은 이 중 세 대의 차량을 국내 수입업자가 유씨를 통해 국내로 반입한 사실을 확인, 유씨를 일본에서 일어난 차량 도난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했다. 또 구속된 김씨 등도 유씨가 차량을 훔칠 것을 알면서도 시동키를 만들어줬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 관계자는 "김씨 등이 유씨가 차량을 훔치려는 것을 알면서 시동키를 대신 발급받아 준 것으로 드러날 경우 절도 공범 등의 혐의를 추가로 적용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유씨의 사진과 신원 정보 등을 일본 경시청에 넘겨 체포를 의뢰하는 한편 유씨 배후에 전문 차량 절도 조직이 있는지 등에 대한 수사를 요청한 상태다.

경찰은 G사 등 유씨에게서 도난 차량을 수입한 3개 업체의 대표들을 상대로 장물 취득 혐의에 대한 조사도 벌였으나 이들이 문제의 차량이 도난 신고된 것을 몰랐던 것으로 판단하고 무혐의 처리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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