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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호흡은 맨 마지막에…심폐소생술 새 가이드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인공호흡부터 하지 말고 가슴 압박부터 먼저 하세요'

심장마비나 호흡기 관련 위급상황에서의 응급처치법인 심폐소생술에 새로운 방식이 적용될 전망이다. 지금까지는 먼저 환자의 기도를 열고 입을 맞춘 후 숨 불어넣기를 몇 차례 한 뒤 가슴을 압박하는 것이 올바른 응급처치법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지난 18일 국제 심폐소생 협력기구(ILCOR)는 '심폐소생술 및 응급심혈관 치료를 위한 국제 가이드라인 2010'을 새롭게 발표했다. 새 가이드라인의 가장 큰 차이는 응급처치의 '순서'다. 기존의 심폐소생술은 A(airway:기도확보)→B(breathing:인공호흡)→C(circulation:흉부압박)의 순서로 이뤄졌다. 하지만 새 가이드라인에는 C(circulation:흉부압박)→A(airway:기도확보)→B(breathing:호흡공급) 순서로 바뀌었다.

새 가이드라인은 인공호흡 이전에 환자의 흉부를 1분에 최소 100회 압박해 혈액과 산소가 뇌에 공급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권고했다. 이는 미국의 피터 나겔리 교수가 3700명의 심장마비 환자들을 상대로 연구한 결과, 흉부압박이 인공호흡보다 22% 높은 소생율을 보인 것에 근거한다.

서울 성모병원 심장내과 노태호 교수는 "기존의 심폐소생술은 기도확보와 호흡공급에서 많은 시간을 지체해 위험을 초래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새로운 가이드라인에 따라 흉부압박을 먼저 실시한다면 훨씬 효과적인 응급처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교수는 "일부 언론에서는 기도확보와 호흡공급의 과정이 아예 생략되는 것 처럼 보도했지만 흉부압박의 중요도에 따라 그 순서만 조금 바뀌었을 뿐"이라고 덧붙혔다.

대한 심폐소생 협회에 따르면 이번 가이드라인은 미·유럽을 대상으로 발표된 내용으로 오는 11월 초 국내에서도 이와 관련된 논의가 있을 예정이며 내년 2월 한국형 심폐소생술 가이드라인이 공포될 예정이다. 또한 이번 가이드라인이 100% 국내 적용 되지는 않겠지만 실제 사례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발표된 만큼 국내에서도 적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디지털뉴스룸=유혜은 기자 yhe1119@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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