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최고 시즌" 주먹 불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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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 상태가 아주 좋다. 텍사스 레인저스 입단 이후 최고의 시즌을 기대한다."

박찬호(32)가 어느 때보다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2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와의 인터뷰에서다. 시즌을 앞두고 대개 "열심히 하겠다" "최선을 다하다 보면 좋은 성적이 나올 것" 정도로 얘기했던 그였기에 이번의 각오는 전과 다른 것 같다. 박찬호는 "부담을 느끼는 건 당연한 일"이라며 "문제는 그 부담에 어떻게 대응하는가다"라고 말했다. "나도 잘하고 싶다. 지난 3년보다 훨씬 더 잘하고 싶다"며 재기에 대한 강한 열망도 감추지 않았다.

▶ 미국·일본 스프링캠프의 한국 선수들. 수비훈련 중인 최희섭(左), 타격 훈련에 열중하고 있는 이승엽(中)과 2일 시범경기에 선발로 출전한 서재응의 투구 모습(右). 작은 사진은 머리를 길러 염색한 이승엽. [베로비치·포트세인트루시·고베=연합]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의 스프링캠프에서 훈련 중인 박찬호는 5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와의 시범경기에 첫 등판한다. 구단 측은 박찬호가 제5선발 안에 들지 못할 경우 조기 방출하겠다는 의도를 밝힌 것으로 알려져 박찬호에겐 모든 경기가 정규시즌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를 포함해 미국과 일본에서 뛰고 있는 해외파 선수들은 시즌 개막을 코앞에 두고 마무리 담금질이 한창이다.

플로리다주 포트세인트루시에서 훈련 중인 서재응(28.뉴욕 메츠)은 이날 첫 실전 등판에서 인상적인 피칭으로 개막전 25인 엔트리에 포함될 가능성을 크게 했다. 팀 청백전에 선발 등판한 그는 1과3분의2이닝 동안 10명의 타자를 상대로 1안타.3볼넷으로 1실점(비자책)했다. 직구 최고구속이 90마일(145㎞)로 정규시즌 못지 않았고, 1회 2사 만루에서 타자를 3구 삼진으로 처리하는 위기관리 능력도 보였다. 서재응은 "다양한 변화구를 시험했는데 제구가 조금 안된 걸 빼곤 전반적으로 감이 좋았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에서 훈련 중인 최희섭(26.LA 다저스)은 3일 친정팀 플로리다 말린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 주전 1루수로 출장한다.

한편 일본의 이승엽(29.지바 롯데 머린스)은 가벼운 부상으로 2일 오릭스 버펄로스와의 시범경기 개막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가고시마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컨디션을 보였던 이승엽은 지난달 28일 수비훈련 중 펜스에 부딪쳐 목과 왼손에 가벼운 타박상을 입었다. 이승엽은 2일 티 배팅을 포함한 모든 타격 훈련을 소화했지만 보비 밸런타인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괜히 무리할 필요가 없어 선발 명단에서 제외했다. 내일은 본인의 컨디션을 확인한 뒤 출장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밸런타인 감독은 "스윙이 빨라졌고, 파워는 강해졌다. 올 시즌에는 제 역할을 할 것으로 믿는다"며 이승엽에 대한 기대를 나타냈다.

손장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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