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U 대한민국 영어말하기대회 심사위원들이 말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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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U 대한민국 영어말하기 대회 심사위원인 존 시어도어 호프먼(왼쪽)캔디스 아일린 맥도널드 교수. [최명헌 기자]

제2회 ESU(English Speaking Union) 대한민국 영어말하기대회 예선이 내일부터 시작된다. 초등부와 중등부, 고등·대학부로 나눠 다음 달 1일까지 참가자들이 ESU 홈페이지(www.esukorea.org)에 접수한 녹음파일을 평가한다. 이 중 부문별로 20명의 본선 대상자를 뽑는다. 본선은 12월 19일 진행되며, 고등·대학부 우승자는 내년 5월 영국에서 열리는 ESU 국제대회에 참가할 수 있다. 심사위원인 이화여대 외국어교육특수대학원 TESOL학과 존 테오도르 호프먼(40)·캔디스 아일린 맥도널드(32·여) 교수가 대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한 방법을 전해왔다.

원고 준비 방법

주제와 관련된 올바른 제목을 정하는 게 우선이다. 제목은 짧고 간결해야 하며, 발표자가 말하려는 주제가 명확히 드러나야 한다. 너무 길거나 추상적인 제목은 청중을 혼란스럽게 만들 수 있다.

 원고의 주제는 대주제와 관련한 어떤 것이라도 상관없다. 그러나 사실에 근거하지 않았거나 입증되지 않은 내용은 피해야 한다. 한국뿐 아니라 외국인까지 이해할 수 있는 관심사나 지식을 주제로 정하는 게 좋다. 호프먼 교수는 “관중들이 연설자가 말하는 논쟁 방향에 대해 이해할 수 있도록 원고의 목적과 개요를 확실히 밝혀야 한다”며 “학문적인 장르가 대표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좋은 주제”라고 말했다.

 원고는 주제를 설명하고 주제에 대한 배경지식을 소개하는 것으로 시작하는 게 좋다. 자신이 정한 주제에 대해 간략히 소개한 뒤, 구체적인 내용으로 들어가기 전 전체적인 글의 방향을 분명히 해야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맥도널드 교수는 “모든 내용은 주제에서 벗어나지 않아야 하며, 원고 중간 중간 글의 주제와 목적에 대해 계속 인지시켜야 한다”며 “주요 쟁점들을 토대로 줄거리를 만들어 나가면서 자신만의 결론을 도출하는 게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발표하는 과정에서 어조와 표정, 동작 등을 통해 강조할 부분을 원고에 표시해 두면 도움이 된다.

‘좋은’ 연설을 위한 방법

발표자는 자신이 선택한 주제에 대해 관심과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야 한다. 유창한 영어 실력으로 발표를 잘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특정 주제에 대해 해박한 배경지식을 익히는 게 우선이다. 한국에서 인기 있는 주제라고 무조건 좋은 주제가 되는 건 아니다. 세계 각국의 청중에게 익숙하지 않다면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없다. 맥도널드 교수는 “관심 있는 주제를 세계적인 시각에서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심사위원들의 질문에 대비해 배경지식을 깊이 있게 쌓는 게 중요하다”며 “원고를 외우는 것은 기본이고, 손짓과 동작을 사용하면서 원고의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했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요점을 강조하는 것은 ‘외치는’ 것과 다르다”며 “무조건 큰 소리로 주장하기보다 억양과 시선 처리로 청중들에게 신뢰를 주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질의응답 시간에 모호한 표현을 쓰거나 얼버무리는 태도는 감점요인으로 작용된다. 지식이 부족하다는 것을 모면하기 위해 화제를 돌리면 오히려 불성실하다는 낙인이 찍힐 수 있다.

 시각에 따라 격한 논쟁이 벌어질 수 있는 주제를 선택한 경우, 반론을 시작할 때 대립하는 관점이 어떤 논리적 모순을 가지고 있는지를 지적하면 연설의 설득력을 높일 수 있다. 호프먼 교수는 “반론을 반박할 때는 특히 믿을 만한 정보를 토대로 해야 한다”며 “인터넷에서 따온 익명의 글이나 어디서 나왔는지 분명치 않은 일화로는 청중을 설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글=최석호 기자
사진=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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