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외아들 의선씨 현대모비스 사장도 맡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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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그룹 정몽구 회장의 외아들로 최근 그룹 기획총괄본부 사장으로 승진한 의선(35.사진)씨가 현대차 그룹의 사실상 지주회사인 현대모비스(옛 현대정공) 사장도 맡게 된다. 이번 인사는 정의선 사장이 회사 경영뿐 아니라 지배구조 측면에서도 정 회장의 후계자로서의 위상을 굳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현대모비스는 1977년 정 회장이 만들어 키운 회사다.

현대.기아차 그룹 관계자는 27일 "정의선 그룹 총괄본부 사장을 다음주께 현대모비스 사장으로 겸임 발령을 내기로 했다"며 "대표이사는 아니지만 계열사 사장을 처음 맡아 모비스뿐 아니라 자동차 부품 사업을 하는 계열사들의 육성 전략 수립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현대차 지분의 14.6%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회사로 정 회장의 측근인 박정인 회장이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정의선 사장은 지금까지 모비스에선 기획 및 정보기술담당 부사장을 맡아 왔다.

이에 따라 현대오토넷 인수전에 단독 응찰한 현대차 컨소시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컨소시엄은 현대차.모비스.지멘스가 약 2000억원을 출자했는데 이 중 상당 지분이 정의선 사장 몫으로 알려졌다. 상장사인 현대오토넷은 자동차 내비게이션 등 전장(電裝)장치를 만들고 있는 국내 최대 규모 회사로 옛 현대전자에서 분사했다.

업계에선 현대차 그룹 컨소시엄이 현대오토넷을 인수하면 모비스의 자회사이며 같은 전장 부품을 만들고 있는 본텍(비상장사로 정의선 사장이 최대주주)과 합병한 뒤 현대모비스와 다시 합병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정 사장의 모비스 지분율이 10% 이상으로 높아진다.

현대차 관계자는 "앞으로 증여 등 모든 절차는 합법적으로 하겠다"고 전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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