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사랑공감'서 인기 끄는 견미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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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5면

"당신 숨소리가 내 심장을 타버리게 해. 10년을 바라본 당신 뒷모습 때문에 내 눈물이 뜨거워. 우리 이제 헤어지자."

SBS 드라마 '사랑공감'에 나오는 대사다. 화장기 없이 눈물이 범벅된 얼굴로 무정한 남편에게 울부짖는 한 여자의 말이다. 이 여자의 대사와 연기가 드라마 제목처럼 공감을 얻고 있다.

주인공은 견미리(사진(右)). MBC '대장금'에서 악독한 최 상궁으로 나와 '미움'을 샀던 그로서는 상황이 역전된 셈. 드라마 게시판에는 '견미리가 너무 애절하다''견미리의 연기에 눈물이 흐른다'등이 줄을 잇고 있다. 그는 "대사와 우는 연기, 그리고 멜로 감정을 잘 잡아내는 PD의 연출력 때문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부부가 막말을 하며 싸우고 돌아선 후에 '조금 더 지적으로 싸울 걸'하는 마음이 들 때가 있어요. 멋스러운 대사, 평소 표현하지 못했던 감정을 절실하게 담은 극중 대사에 시청자가 공감하는 것 같아요."

견미리는 이번에 진한 화장을 삼갔다. "(화장을) 많이 하지도 않는데다 울다 보면 다 지워져요. 눈물도 또르르 흐르는 게 아니라 번지듯이 지저분하게 흐르죠"라며 "예쁘게 보이려하지 않고 마음먹고 울고 있다"고 말했다.

극중에서 견미리는 중견 건설업체 대표 박치영(전광렬)의 아내 윤지숙으로 나온다. 윤지숙은 결혼 생활 내내 첫사랑을 잊지 못하고 살아가는 남편에게 안타까운 시선을 보내다가 결국 이혼까지 결심한다.

"나 같으면 그냥 남편 뒷모습을 보고 살 것 같아요. 안 보는 것보다는 그래도 보는 게 낫죠. 저도 한 번의 이혼 경험이 있지만 이혼이라는 것이 쉽게 하는 게 아니잖아요."

견미리는 이번 드라마에서 새롭게 경험한 게 있다. 우선 대본을 보는 태도. 예전에는 가족과 웃고 즐기며 대본을 읽었는데 지금은 혼자서 조용히 대본을 대한다. 또 드라마를 하게 되면서 삶에 즐거운 것이 하나도 없는 것 같은 느낌이 생겼다고 한다. 캐릭터에 몰입한 결과다.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 대본을 받으면 제가속상해서 펑펑 울죠. 이제야 연기자가 되는 걸까요."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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