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오리온, 중국 소비자조사서 파이류 1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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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름 6.2㎝, 무게 30g의 작은 과자 '오리온 초코파이'가 중국 시장에서 만리장성을 쌓고 있다. 지난해 오리온의 중국 매출은 6000만달러. 이 가운데 초코파이가 50%를 넘게 차지한다.

2003년 KOTRA가 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 중국 3대 도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상품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55%가 '초코파이를 알고 있다'고 답했다. 2002년 중국 인민일보와 CCTV의 '전 중국 주요도시 소비자조사'에 따르면 중국 시장 파이류 1위(시장 점유율 63%)를 차지했다. 브랜드 지명도.인지도 등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초코파이의 중국 브랜드는 '하우리여우(好麗友.사진)'. 중국어로 '좋은 친구'라는 뜻이다.중국 소비자가는 1.1위엔으로 우리 돈으로 150원 정도다. 그러나 결혼식 답례품으로도 쓰일 정도로 명품 대접을 받고 있다. 외상거래가 일반화된 중국에서 술.담배 이외에 선금 거래가 이뤄지는 유일한 제품이기도 하다.

초코파이가 중국 10억 인구의 입맛을 사로 잡은 데는 치밀한 마케팅 전략과 현지화 전략이 뒷받침됐다. 오리온은 1980년대 말 중국 진출을 위한 조사와 연구를 시작했다. 중국 시장의 경기변동과 상품동향을 살피며 서두르지 않고 준비하다 1992년 베이징 현지사무소를 개설했다.

현지화의 첫번째 시도는 컬러 마케팅. 초코파이는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붉은색 옷으로 갈아입고, 하우리여우란 새이름으로 중국 시장 공략에 나섰다. 또 본격적인 중국 현지화 전략에 따라 95년 현지법인 오리온식품유한공사를 설립한 뒤 97년 초코파이 공장을 준공했다. 같은 해 중국 남부 시장을 노려 상하이에 오리온식품상해유한공사를 만들고 2002년 종합제과공장을 준공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중국에서 생소한 시식행사를 벌이는 한편 톈안먼 광장에 입간판 광고를 세우고 중국의 인기 스타를 모델로 한 TV 광고를 제작하는 등 진출 초기 적극적인 브랜드 알리기를 했던 게 주효했다"고 말했다. 오리온은 지난해 중국을 발판으로 러시아.베트남 등 해외 사업 부문 매출만 1억달러를 무난히 돌파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철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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