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 '지는 꽃 …'전, 붓 가는 대로 친 친근한 달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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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 2004년작 '지는 꽃 피는 마음'.

시인 김지하(64)씨가 난초 그림 전시회에 이어 4년 만에 달마도 그림을 가지고 관람객들을 찾는다. 다음달 2일부터 13일까지 서울 관훈동 학고재 화랑에서 열리는 전시회 '지는 꽃 피는 마음'을 통해서다. 이번 전시에서는 시인이 25년 넘게 그려온 달마도 가운데 최신작들과 매화.난초 그림 등 60여점을 만날 수 있다.

물흐르듯 부드러운 곡선으로 표현된 김씨의 달마는 둥글둥글 귀여워 보이기까지 한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달마들의 표정이 제각각이다. '샛바람 불면 매화춤 추리'라는 제목의 달마도에서는 만개한 매화를 바라보며 흥겨워하는 봄날의 한때가 생생하게 느껴진다.

시인은 달마를 치는 일이 "본디 절집의 한 가지 수련인데 요즘은 사뭇 부적으로까지 전락한 정형달마를 부수는 곳에 내 달마의 의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씨는 앞으로 달마 치는 일을 그만두고 국한문 혼용 자작시 서예를 하겠다고 밝혔다.

정재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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