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 with] 주부 강순희씨의 피부관리사 체험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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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아이의 엄마인 강순희(35)씨는 요즘 보기 드문 대가족 며느리. 시부모와 시누이 등 7명 가족의 일상은 물론, 피부까지 챙겨주는 알뜰살뜰 주부다.

"남편에게 일주일에 한 번씩 마사지 팩을 해주거든요. 처음엔 귀찮다고 빼더니 요즘엔 '더 좋은 거 없느냐'고 보챈다니까요." 부업으로 피부관리사를 해보고 싶다고 말해온 그녀가 지난 15일 '비엔뷰티 스킨 센터'에서 일일 피부관리사 체험을 했다. 자칭 '피부 박사'의 프로 도전기는 과연….

*** 대학에서 피부 미용을 가르친다고?

비엔뷰티 스킨 센터를 찾아간 것은 오전 10시쯤. 건물 안은 실내라고 믿기 힘들 만큼 맑은 공기가 이곳저곳에서 뿜어져 나왔다. 피부 관리를 받는 곳은 아늑하고 밀폐된 공간이었다. 미용실에서 아줌마들끼리 수다 떨듯이 여기서도 편안히 누워 황후 대접을 받는다 이 말이지. 배은주 팀장이 교육을 맡았다. "피부 관리사는 우선 청결해야 합니다. 매니큐어를 칠해서도 안 되고요." 손으로 쓱싹쓱싹 문질러주는 게 피부 관리인 줄 알았더니 몽땅 기계를 이용했다. "의학적으로도 손을 이용하는 것보다 전문 기기를 활용하는 게 훨씬 효과적이랍니다."

나는 20대 초반의 신입 사원이라는 여성과 함께 교육을 받았다. "이곳에 취직했나 봐요?" "예. 전공을 살리고 싶어서요." 엥? 대학에서 가르친다고. 들어보니 피부 미용학과가 설치된 대학은 열 손가락이 훨씬 넘었다. . 피부관리사란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서도 600시간 이상 교육이 필요하단다. 어휴-. 그냥저냥 하는 게 아니구나.

*** 밀가루 반죽하듯 걸쭉하게

우선 피부 진단 테스트. 배 팀장이 측정기를 내 얼굴에 대니 커다란 화면에 촘촘히 피부가 그대로 드러난다. 마치 옷을 홀딱 벗은 느낌이다. 얼룩덜룩, 각질도 눈에 띈다. 민망해 얼굴이 벌개지는데 배 팀장은 "30대 중반 주부라곤 믿어지지 않는데요. 평소 피부에 관심이 많았나 봐요"라고 말한다. 피지가 별로 없는 게 건성 피부라는 진단도 덧붙인다.

초음파 기기를 활용해 피부를 깨끗이 닦아내는 딥 클렌징, 미백 효과를 증가시키는 스케일링, 영양분을 주는 비타민 과정을 차례로 학습했다. 오후 들어선 직접 실습.

볼 땐 그저 죽 밀면 되는 줄 알았는데 막상 기기를 만지니 마치 면도를 하듯이 끝이 날카롭게만 느껴진다. 머리가 쭈뼛. "방향이 일정해야 해요. 그렇게 왔다갔다 해선 오히려 피부가 상합니다." 지적을 받으니 손이 더 덜덜 떨린다. 고무 팩을 만들 땐 손이 익지 않은 탓인지 딱딱하기만 했다. "부침개 만들 때를 생각하세요. 휘휘 저을 수 있도록 물이 충분해야죠."

*** 호강 한 번 시켜 드릴께

오늘 배운 걸 직접 해보기 위해 저녁엔 친정 어머니를 모셔왔다. "널 어떻게 믿어, 내가 인간 마루타니." 눈을 슬쩍 흘겼다. "엄마, 기기가 다 해주니까 염려 붙들어 매슈."

환갑을 넘었지만 어머니는 잡티도 별로 없을 만큼 고운 피부다. 처음엔 조금 미심쩍어 하시더니 그래도 시집간 딸이 정성스레 손을 움직이니 신기해 하셨다. "얘, 내가 살아 생전 이런 호강을 다 한다." 확실히 낮에 할 때보다 훨씬 수월하다. 스르르 눈을 감으시더니 잠이 드셨다.

하는 김에 최첨단 스파 욕조에도 들어가셨다. 30분가량 땀을 쭉 빼고 나오시더니 거울을 보며 "어떠니? 10년은 젊어 보이지 않니"하신다.

그런데-. 난 뭐야. 오늘 내 피부 관리는 전혀 받은 게 없잖아. 할 수 없지 뭐. 이런저런 피부 상식을 쌓은 것으로 만족할 수밖에.

정리=최민우 기자<minwoo@joongang.co.kr>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shotgun@joongang.co.kr>

*** 집에서 해보세요

기미·주근깨 싹~=

녹차는 레몬보다 비타민 C가 5~8배 많다. 증류수 1ℓ에 녹차가루 1티스푼을 넣으면 녹차 토닉 완성. 녹차가루는 방부제가 들어 있지 않은 유기농 제품을 구입할 것. 꼭 냉장 보관해야 한다. 만들어진 토닉을 화장솜에 적셔 냉장고에 넣어 두었다가 오이를 썰어 붙이듯 해주면 기미.주근깨 제거는 물론 미백 효과까지 볼 수 있다.

각질 제거하려면=

흑설탕은 각질 제거 기능이 뛰어난 편. 흑설탕을 물에 넣어 스크럽 제품을 만든다. 단 설탕이 완전히 녹지 않고 알갱이가 남아 있을 정도여야 한다. 만들어진 흑설탕 스크럽을 블랙 헤드 주변에 부드럽게 문질러 준다. 너무 세게 문지르거나 자주 하면 자극이 커지니 주의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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