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XC90 v8, 빙판길 급회전 "오, 예술이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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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볼보자동차의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인 XC90 v8을 지난달 말 핀란드의 설원에서 직접 몰았다.

북위 68.6도에 있는 핀란드 북단의 작은 마을 이발로. 이곳의 겨울은 눈과 얼음 그리고 어둠이 지배한다. 혹한기 자동차 성능 시험에 적합한 천혜의 조건이다. 여기에 자동차 주행 센터인 '테스트 월드 멜라트렉'이 있다.

빙판에서의 코너링을 시험했다. 얼음길 위에 표시된 급커브 길을 따라 시속 30~50km 정도의 속도로 달려 봤다. 우회전한 뒤 급하게 좌회전. 브레이크를 밟자 원심력을 못이긴 차량의 후미가 미끄러지는 느낌이 전해져온다. 순간 전자장치에 의한 제3의 제동력이 걸린다. 차체는 목표한 방향으로 부드럽게 유선형을 그리며 균형을 잡는다. 미끄럼 방지시스템인 DSTC(Dynamic Stability and Traction Control)의 힘이다.

볼보의 책임 엔지니어 요르겐 스벤슨은 "DSTC는 운전자가 꺾은 핸들 방향과 차가 실제로 진행하는 방향, 두 가지를 감지하는 센서가 있다"며 "두 방향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네 바퀴의 브레이크를 적절히 조절해 원하는 방향으로 차를 진행하게 해준다"고 설명했다. 네 바퀴 각각의 회전수를 컴퓨터가 감지해 어떤 바퀴가 헛돌면 자동으로 제동을 거는 방식이다.

눈 덮인 오르막길. 포장도로에서도 이만한 경사면을 오른 적이 있나 싶을 정도의 기울기였다. 그러나 볼보XC90 v8은 밀리거나 바퀴가 헛도는 일 없이 힘차게 올라갔다. 한 바퀴가 미끄러지면 같은 차축의 다른 바퀴로 동력을 전달해 지면과의 접지력을 확보해주는 트랙션 컨트롤 시스템(Traction Control System) 덕분이다. 또 볼보에는 이 회사의 특허 기술인 전복방지 장치(Roll Stability Control)가 장착돼 있다. 배기량 4400cc에 315마력을 내는 8기통 엔진을 단 이 차는 빙판길을 마치 잘 포장된 도로처럼 주행하는데 손색이 없었다.

이발로(핀란드)=배노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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