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합법 내려받기 1년 만에 30만명이 약속, 뿌듯하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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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8일 부산에서 열린 ‘굿 다운로더 캠페인 1주년 행사’에 참석한 배우 박중훈. [연합뉴스]

“불과 1년 만에 굿다운로더 캠페인에 참여한 분 숫자가 30만 명을 넘었습니다. 영화를 합법적으로 다운로드받아 감상하겠다는 관객들의 좋은 뜻이 빚은 결과인 것 같아 뿌듯합니다.”

제15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리는 부산 해운대에서 8일 굿다운로더 캠페인 1주년 기념식이 열렸다.

이튿날 만난 박중훈(44) 위원장은 “지금 한국 영화계의 최대 현안은 불법 다운로드”라며 “관객들이 클릭하는 손 끝에 한국영화의 운명이 달려있다”고 강조했다.

굿다운로더 캠페인은 다음·네이버·곰TV 등 6개 온라인 사이트에서 이용료를 내고 영화를 관람하자는 영화인들의 자발적인 운동. 그는 배우 안성기씨와 함께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다.

“캠페인 전까지만 해도 영화 한 편당 다운로드로 거두는 수익이 평균 5000만원 정도였다고 합니다. 그런데 ‘방자전’은 8월말 온라인 서비스된 지 한 달여 만에 총 7억원의 수익을 거뒀습니다. 정부 차원의 불법 업로드 단속이나 작품이 가진 힘도 컸겠지만, 지난 1년간 진행된 굿다운로더 캠페인의 효과도 컸지 않았나 싶습니다.” 해운대 야외무대에 차려진 굿다운로더 사진촬영 부스는 9일에만 500명 넘게 다녀가는 열기를 띄었다.

유명배우들이 출연하는 굿다운로더 캠페인 CF는 현재 전국 극장에서 소개되고 있다. 공식사이트(www.gooddownloader.com)에서는 ‘합법 다운로드 서비스를 이용하겠다’는 네티즌의 서약을 받는다.

지난해 촬영된 캠페인 첫 CF에는 장동건·정우성·원빈·송강호·김태희·엄정화·하지원·현빈·신민아 등 톱스타들이 무더기 출연해 화제가 됐다. 올해에는 이병헌·김윤진·한예슬·정재영·황정민 등이 나왔다. 모두 자원봉사다. 이들의 출연료를 계산하면 100억원이 넘을 것이라는 게 캠페인 관계자의 귀띔이다.

배우들 섭외에는 영화계의 선배 격인 두 위원장이 팔을 걷어붙였다. 그는 “스크린쿼터 축소반대 운동 때처럼 투쟁적인 분위기가 아니여서 배우들이 부담감을 덜 느꼈던 것 같다”고 말했다. 가장 고마운 후배로는 평소 절친한 사이로 잘 알려진 장동건을 꼽았다. “CF 촬영 부탁할 때 장동건씨가 미국 가려고 공항 가던 중이었는데 차를 돌려 절 만나러 왔어요. 그만큼 캠페인 취지에 깊이 공감해준 거지요. 현빈과 신민아 두 배우도 동건이가 알아서 섭외해줬고요. 바쁜 일정을 쪼개 기꺼이 참여해준 후배들에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부산=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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