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 '하이서울 청춘남녀 번개팅' 경쟁률 2대1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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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는 다가오는데 옆구리가 허전해서, 서울 광장에서 일인시위라도 할 뻔 했어요” 서울시에서 주선한 ‘하이서울 청춘남녀 번개팅’에 참가한 직장인 여성 K씨의 말이다.

얼마 전 서울시가 트위터(@seoulmania)와 블로그(http://blog.seoul.go.kr)를 통해 참가 신청을 받은 ‘하이서울 청춘남녀 번개팅’이 20-30대 미혼남녀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솔로탈출을 꿈꾸는 이들이 앞다퉈 참가신청을 했고 경쟁률만 2:1을 넘어섰다.

배중근 서울시 뉴미디어담당관은 “하이서울 페스티벌을 홍보하는 과정에 연인들을 위한 코스가 많아, 싱글족으로 부터 항의를 받았다”며 이번 행사가 열리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인기가 있었던 만큼 경쟁을 뚫기 위한 이색 신청 문구도 눈길을 모았다. “성실한 납세자인데, 앞으로도 잘하겠습니다. 꼭 뽑아주세요”, “올해는 부모님이 애인 만들어서 오라고 당부하셨어요”, “전 태어날 때부터 '모태솔로'에요” 등 솔로탈출을 위한 귀여운 목소리가 트위터를 통해 전해졌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한강공원 ‘빛의 카페’에는 짝을 찾고 싶은 외로운 남녀들이 눈을 빛내며 모여들었다. 이날 소개팅에 참석한 50명(남녀 각 25명)의 직업은 공무원,IT개발자,교사, 기술자, 전문직 회사원 등 다양했으며, 서울 시민들 뿐 아니라 청주 등 지방 거주 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행사는 자기소개와 더불어 서로를 알아보는 빙고게임, 음악극 '콘트라베이스' 단체 관람으로 이어졌다.

자기소개시간에는 상대방에게 나를 어떻게 더 잘 보여줄까 고민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뒷줄에 앉아 있다가 의자 위로 올라간 참석자 박창범(남)씨는 "많은 분들이 나의 모습을 보지 못하는 자리여서 아쉽다"라며 " 나를 여러분께 잘 보여드리기 위해 의자 위로 올라 왔다"고 말해 환호성을 받았다. 또 다른 참석자 오인옥(여)씨는 “2년 8개월동안 착용하던 치아 교정기를 얼마 전에 뺐다"며 "교정기만 빼면 남자 친구가 생길 줄 알았는데."라고 말해 행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밤이라도 세우고 싶었던 청춘남녀들에게 1시간 30분의 번개팅은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 참가자 안은숙(여)씨는 “아직 마음을 못 정했는데 시간이 훌쩍 가버렸다" 며 "다음번에는 서로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좀 더 늘려주었으면 좋겠다" 고 말했다. "마음에 드는 여자가 한 명 있다"고 수줍게 말하는 이종민(남)씨도 "좀 더 알아보고 싶은데 시간이 없네요" 라며 아쉬워 했다.

배중근 서울시 뉴미디어담당관은 “이번 행사는 트위터라는 가상공간을 통해 시민과 소통한 첫 번째 사례”라며 “단발로 그치지 않고 자체평가와 시민들의 반응을 통해 이런 기회를 더 마련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룸 허진·김홍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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