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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환점 돈 대백제전 ‘절반의 성공’ 관람객 목표 웃돌아 … 운영 허점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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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충북 충주시에 사는 정현(40)씨는 2일 오후 ‘2010세계 대백제전’ 주요 프로그램인 수상공연 ‘사비미르’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집에서 충남 부여군 백마강 수상공연장으로 향했다. 프로그램 관람 입장권은 열흘전 인터넷 사이트에서 예매를 해둔 상태였다. 

그러나 대백제전 조직위원회는 이날 부여 지역에 비가 내려 백마강 물이 불자 공연시작(오후 7시30분) 40분 전에 공연을 전격 취소했다. 조직위측은 “비가 내려 관람객 안전을 고려해 취소했다”고 밝혔다. 정씨는 “공연을 보기위해 2시간 30분간 자동차를 운전해 달려갔는데 갑자기 공연이 취소돼 허탈한 기분이 들었다”며 “행사장에 다른 볼 만한 프로그램도 없어 시간만 낭비했다”고 말했다.

3일 오후 6시부터 충남 논산시 대교동 논산천 둔치에서 열린 ‘황산벌전투’ 재현행사에서 백제군이 나당연합군과 전투를 하고 있다. ‘2010 세계대백제전’의 핵심 프로그램으로 마련된 이 행사는 660년(의자왕 20년) 나당연합군이 백제를 침략했을 때 황산벌(논산시 연산면 일대)에서 백제와 신라군이 벌였던 전투를 재현한 것이다. [연합뉴스]

1400년전 백제문화를 되살리자는 차원에서 지난달 17일 개막, 17일까지 열리는 세계대백제전이 중반에 접어들었다. 조직위원회는 개최지인 공주와 부여에는 관람인파로 북적이며 일단 흥행몰이에는 성공했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그러나 관람객 집계 방식에도 문제가 있는데다 유료관람객이 30%수준에 불과해 내용없는 축제가 되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또 준비부족과 운영미숙으로 일부 프로그램이 취소되거나 행사장내 간이식당의 부실한 음식 제공 등 불만이 적지 않다.

조직위에 따르면 3일까지 관람객 수는 190만명에 이른다. 당초 관람객 목표를 260만명(내국인 240만명, 외국인 20만명)으로 정했다. 

조직위는 하루평균 관람객이 11만7000여명을 웃돌아 행사 마감까지는 3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조직위는 관람객 수를 공주와 부여 지역에 흩어져 있는 행사장 10여곳에서 동시에 집계하고 있다. 입장객 한명이 여러 행사장을 동시에 입장한 경우 중복 집계되는 문제가 있다. 

게다가 입장객 190만명가운데 유료는 30%수준에 불과하다. 외국인 관람 실적도 예상보다 저조하다. 현재 9만명이 관람, 조직위가 잡은 외국인 관람객 목표치(전체 관람객의 7.7%수준)보다 3% 정도 낮다. 

일부 프로그램의 운영미숙으로 인한 취소와 편의시설 부족으로 인한 관람객들의 불편도 도마에 올랐다. 지난달 29일에는 부여 구드래 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창작 마당극 ‘미마지’공연이 앞선 행사가 예정시간을 넘어 진행되면서 취소됐다. 

미마지 공연은 당초 이날 오후 8시부터 9시까지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미마지 공연 직전에 같은 장소에서 열린 부여청년회의소 특우회 주관 ‘JC 우정의 날’ 행사가 예정시간인 이날 오후 3시 30분~오후 7시 30분을 훨씬 넘겨 오후 8시 20분까지 열렸다.

국제적인 행사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정작 외국인을 위한 배려는 부족한 실정이다. 백제역사문화관에서 상영중인 3차원 영상물 ‘사비의 꽃’은 아직까지 외국어 자막이 없어 외국인들이 발길을 돌리고 있다.

김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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