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가 1일 김황식 총리 후보자에 대한 인준 동의안을 통과시킴에 따라 정부 수립 이후 첫 전남 출신 총리가 탄생했다. 정운찬 전 총리가 8월 11일 총리실을 떠난 뒤 51일간 계속됐던 ‘총리 공백’ 사태도 해소됐다. 김 후보자 인준안은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지 27분 만에 가결됐다. 그리고 표결 이후 2시간도 지나지 않은 오후 6시 총리 취임식이 열렸다. 김 총리는 인준안이 국회를 통과한 날 각료 임명제청권을 행사하는 기록도 남겼다. 총리가 되자마자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 임명제청을 한 것이다.
김황식 총리가 취임식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태영 국방부 장관, 현인택 통일부 장관, 김 총리,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 [강정현 기자]
민주당 청문위원들은 국회 본회의 표결을 앞두고 “김 총리 후보자의 병역 기피 의혹 등 문제가 명확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부적격하다는 입장을 냈다. 그러나 ‘강제적 반대 당론’을 정하는 데 대해선 적극 동조하지 않는 의원들도 나왔다. 첫 전남 출신 총리를 공개적으로 반대하는 모양새를 놓고 호남에 지역구를 둔 일부 의원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지역정서와 봐주기 비난 여론을 동시에 고려한 민주당 지도부는 결국 ‘반대 당론’을 채택하되 인준안 찬성자에 대해선 표결 불참을 허용한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그러나 표결에 참석하지 않은 30명의 의원 중에는 인준안 찬성 입장을 나타냈던 의원이 꽤 있었다고 한다.
◆“공정사회 실현 앞장”=김 총리는 서울 세종로 정부 중앙청사 별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공정한 사회의 실현을 통한 선진일류국가 건설이라는 이명박 대통령의 큰 뜻을 이뤄나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총리로서 헌법과 법률에 규정된 권한과 책임을 다하겠다는 결심을 다시 한번 밝힌다”고 말했다. 김 총리는 “상대적으로 약하고 가난한 사람, 소외된 계층을 진심으로 보살피고 끌어안아야 한다”며 “정부와 사회지도층이 이 일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글=채병건·이가영 기자
사진=강정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