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간 김문수 경기지사 “CEO 리더십만으론 국가 운영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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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미국을 방문 중인 김문수(사진) 경기도지사는 28일(현지시간) “CEO(최고경영자) 리더십만으로 국가를 운영할 수 있는 게 아니다. CEO 리더십은 국가의 리더십이 아닌 기업의 리더십이다”고 말했다. 그는 워싱턴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국가와 기업은 공(公)과 사(私)의 차이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CEO 출신인 이명박 대통령을 염두에 둔 것이냐는 질문에 대해 김 지사는 “내 말의 취지는 CEO 리더십이라는 게 필요 없다는 게 아니라 경제적 효율성만이 아닌 공(公)의 덕목을 담은 플러스 알파가 리더십에 필요하다는 얘기”라고 부연했다.

그는 “기업의 리더십은 냉정할 정도의 글로벌한 경쟁 속에서 주어진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이윤을 내는 리더십”이라고 전제한 뒤 “국가는 효율성이 없더라도 약자를 보호하고 국방을 유지해야 하는 등의 다른 부분이 있어 퍼블릭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지사는 “5000년 우리 역사 중 대한민국 역사가 가장 성공한 역사인데도 대한민국을 누가 건국했느냐고 물으면 공무원들조차 이승만이라고 답하는 경우가 드물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 성공의 원인인 역대 대통령의 업적을 이렇게 존경 안 하는 나라가 어떻게 선진국이 될 수 있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를 향한 자신의 비판적 언행과 관련, “일각에선 내가 대권 전략의 일환으로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다느니, 노이즈 마케팅이다, 혹은 주목 끌기다라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다”고 해명했다. 다만 “이 대통령에게 맡겨진 소명은 한나라당을 통합하고 여야 정치권의 화합과 남북관계 개선 등에서 통합적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인 만큼 박근혜 전 대표를 과감하게 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워싱턴=최상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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