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수출 증가율 뚝 … 놀라지는 마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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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다음 달 1일 발표되는 9월 수출 증가율은 전달보다 뚝 떨어질 것이다. 그러나 안심해도 된다.’

하나대투증권은 26일 발표한 ‘주간 경제 미리보기’ 보고서에서 이렇게 밝혔다. 하나대투증권은 9월 수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8% 늘어날 것으로 추산했다. 이달 20일까지의 수출 추이 등을 바탕으로 계산한 수치다. 지난해 12월 이후 매달 28~46% 늘었던 것에 비하면 증가세는 확 꺾였다. 지난해 10월에 있었던 추석이 올해에는 9월로 옮겨 오며 쉬는 날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국 등 선진국의 경기가 나빠져 수출에 타격을 받은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그러나 하나대투증권 소재용 연구원은 “9월 수출 전망치에서는 선진국 경기 회복 지연의 여파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예컨대 9월 하루 평균 수출액은 18억 달러 안팎으로 지난달(15억6000만 달러)보다 오히려 늘었다는 것이다. 9월 수출 성장률이 감소한 데는 이른바 ‘기저 효과’가 작용했다. 2008년 9월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뒤 전년 대비 20% 안팎 감소했던 월별 수출은 지난해 9월에 -9.4%로 감소폭이 둔화됐다. 지난해 9월의 수출이 전년에 비해 많이 회복한 까닭에 올해 9월의 수출 증가율이 적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소 연구원은 “2000년대 중반 세계 경제가 호황일 때 한국의 월별 수출 증가율이 10%대였다”며 “앞으로 수출 증가율이 10%대에 정착하더라도 이를 ‘증가세 둔화’가 아닌 ‘정상 상태로 돌아온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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