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매뉴얼 대신 도닐런·라우스 … 액설로드 자리엔 기브스 유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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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톰 도닐런, 피트 라우스(왼쪽부터)

비서실장 람 이매뉴얼, 선임 고문 데이비드 액설로드와 밸러리 재럿, 대변인 로버트 기브스. 백악관에 포진한 이들 4명은 명실공히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개국 공신들이다. 시카고 지역을 중심으로 수년 동안 오바마 대통령 만들기에 매진해 왔다. 지난해 1월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후 이들과 조 바이든 부통령을 포함한 5인방은 백악관의 ‘이너 서클’로 불렸다. 언제든 사전 통고 없이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 문을 열 수 있었고, 원하는 모든 회의에 참석할 수 있었다. 그래서 국정 전반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다.

그러나 11월 중간선거 이후 오바마 집권 후반기엔 이 같은 모습을 보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각기 새로운 진로를 향해 이동하는 바람에 이너 서클 구성에 변화가 불가피해졌기 때문이다.

이매뉴얼은 오랜 꿈이었던 시카고 시장 선거 출마를 위해 곧 사임한다. 오바마가 이 같은 사실을 직접 공개했다. 상원의원 선거 때부터 오바마의 최측근 참모였던 액설로드는 2012년 오바마의 재선 운동본부를 꾸리기 위해 연말께 백악관을 떠날 예정이다. 오바마 부부의 오랜 친구인 재럿도 운동본부가 꾸려지면 선거판에 뛰어들 가능성이 크다. 5인방은 아니지만 백악관 내 핵심 자리인 래리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의장과 제임스 존스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도 11월 중간선거 이후 물러날 것으로 전해져 백악관 참모진의 물갈이 폭은 상당할 전망이다.

그러나 오바마의 참모 기용 스타일을 볼 때 인물 교체에 비해 정책 기조의 변화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23일 평가했다. 오바마는 집권 이후 극소수 참모들에 의존해왔으며, 이너 서클의 범위를 확대하거나 외부 인사를 보좌진으로 영입하기를 꺼려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비서실장에는 톰 도닐런 NSC 부보좌관과 피트 라우스 백악관 비서실 부실장, 밥 바우어 보좌관 등이 거론되고 있다. 도닐런은 2008년 대선 당시 오바마의 TV토론 준비의 실무총책이었으며, 라우스 부실장은 오바마가 상원의원이던 시절 비서실장이었다. 바우어는 오바마의 개인변호사 출신이다. 도닐런의 경우 존스 보좌관이 떠난 후 NSC를 이끌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액설로드 자리는 같은 이너 서클 멤버인 기브스 대변인이 채울 것으로 보인다고 WP는 전했다.

워싱턴=김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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