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 역사의 분수령 된 세계적 전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6면

세상을 바꾼 전쟁

원제 50 Battles That Changed The World

윌리엄 위어 지음, 이덕열 옮김

시아출판사, 672쪽, 2만2500원

'전쟁'이 아니라 전쟁의 승패를 가르는데, 나아가 인류 역사의 분기점이 된 '전투'를 민주주의 발달, 동서의 대립, 유럽 주도권 다툼 3부로 나눠 고찰한 책이다. 고대 그리스와 페르시아 제국이 벌인 마라톤 전투에서, 미국의 첫 패전으로 기록된 1968년 베트콩의 설 공세까지 주요 전투를 망라해 일반 독자들에겐 낯선 이름도 많다. 그런 면에서 값어치가 있다 하겠다.

하지만 백인, 특히 미국인의 시각에서 서술된데다가 역사 발달보다는 전쟁사에 치중했으므로 살펴 읽어야 한다. 예컨대 미국과 멕시코 간의 '알라모 전투'를 민주주의 발달 편에 넣은 것이 특히 그렇다. 알라모 요새의 전투는 당시 멕시코 땅이었던 텍사스를 두고 벌어진 미-멕시코 전쟁의 상징으로 영화화도 됐던 미국의 자랑. 미국 입장에선 독립전쟁의 연장이고 민주주의 확장을 위한 투쟁이었는지 몰라도 제국주의의 첫 걸음이었다는 것이 일반적 평가다.

박정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