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의 양·밝기 조절 식물 유전자 발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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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식물의 빛 조절 원리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처음으로 규명됐다.

포항공대 생명과학과 남홍길 교수팀은 금호생명환경과학연구소.독일 프라이부르크대와 공동으로 식물도 동물의 눈처럼 빛의 양이나 밝기를 조절해 받아들인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10일 밝혔다. 이 과정에 핵심적으로 작용하는 새로운 유전자도 찾아내 'PAPP5'로 이름을 붙였다. 연구 결과는 과학학술지인 '셀' 11일자에 발표됐다. 식물이 빛을 흡수해 생장에 이용하는 단백질인 '피토크롬'의 존재는 50여년 전에 발견됐으나, 필요한 빛의 양이나 밝기를 조절해 받아들이는 과정은 밝혀내지 못했었다.

연구진은 잡초의 일종인 애기장대에서 PAPP5 유전자를 찾아냈다. 또 이 유전자가 빛을 전달하는 중간 매개 단백질들의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즉 PAPP5 유전자의 작용이 활발해지면 식물이 빛을 받아들이는 능력이 크게 향상되는 것이다. 실험 결과 애기장대에서 PAPP5 유전자의 활동을 인위적으로 강하게 조작했을 때 빛을 받아들이는 능력이 20~30% 높아졌다.

PAPP5 유전자를 사진기에 비유하면 사진기에 들어오는 빛의 양을 조절하는 조리개 역할을 하는 셈이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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