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꿈나무] 지구에서는 1초마다 축구장 하나만큼 초록빛이 사라지고 있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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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지구에서는 1초마다 축구장 하나만큼 초록빛이 사라지고 있어요
다나카 아키요시 글
야마우치 마스미 그림
박지민 옮김, 황매, 84쪽, 7500원

"지구는 2002년 한 해에 4억7550만4000t 이상의 과일(1인당 80kg)과 7억8736만3000t 이상의 야채(1인당 13kg)를 길러 주었다."

우리 시대와 앞으로 올 세대 모두의 삶의 터전인 지구가 베푸는 원초적 혜택을 이 책은 새삼 환기시킨다. 아울러 지구의 소중함을 모른채 무심코 살아가는 이들에겐 따끔한 경종을 울린다. 길게 뽑은 책 제목처럼 '지구에서는 1초마다 축구장 하나만큼 초록빛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책은 지구에서 벌어지는 각종 인구.생태학적 통계를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아기자기한 그림과 함께 소개한다. 일종의 '어린이용 지구 환경 보고서'. 유엔 보고서와 환경백서 등을 토대로 해 어른들에게도 낯선 지구촌의 온갖 모습을 조목조목 보여주고 있다.

"원목을 사용하는 대신에 버리는 종이를 재활용하면 대기오염 74%, 수질오염 35%를 줄일 수 있다""지구에서는 1분마다 21명의 어린이들이 5살 생일을 맞이하지 못한 채 죽어간다""흡연으로 죽는 사람이 1년에 490만명으로 대기오염 때문에 죽는 사람들(300만명)의 1.5배가 넘는다"는 등의 이야기는 지구촌의 어두운 뒷모습이다.

또 "세계의 무기생산기업으로서 매출액 35위(2000년) 안에 미국 18개사, 프랑스 4개사, 일본 3개사, 영국 3개사가 들어 있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책을 출판하는 나라는 영국으로 1년에 11만965권(1998년)이다. 반면 부르키나파소는 5권(97년), 가나는 7권(98년)을 펴냈다" "세계에서 10명 가운데 한 사람(6억명)이 인터넷을 사용한다(2003년)" "세계에서 5명 가운데 한 사람이 휴대전화를 사용한다(2002년)" 등 퀴즈에 나올 만한 정보들도 소개된다.

저자는 국제기구 친선대사로 여러 대륙을 돌아다니며 이 책을 구상했다. 유엔기구를 비롯한 각종 기관에서 지구의 미래를 걱정하며 사는 많은 이들이 자료를 수집하는 데 도움을 줬다.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고 동식물을 생각하며, 이 별(지구)을 품고 있는 우주의 포용력에 고마워할 줄 아는 사람들이 늘어나 '지구의 새로운 미래'가 열리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는 책이다.

저자는 조국인 일본에 대한 일침도 빼놓지 않았다. "일본의 가게에서 팔리지 않아 버리는 식량(한 해 1131만t)이 세계의 식량원조 총량(1000만t)을 웃돌고 있다"는 것이다.

배영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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