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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BC "한국은 성형수술 광풍지대"

중앙일보

입력

"한국인들을 왜 무허가 성형수술을 받을까?"

3일 영국 BBC라디오에 방송된 특파원 리포트의 제목이다.리포트는 "한국의 젊은 여성들은 외모 지상주의에 빠져 아무 부끄럼이나 서스럼 없이 성형 수술을 받고 있다.그런 성형 수술 광풍에 무허가 돌팔이가 판을 치고 있다"고 보도했다.리포트는 이어 "그러나 한국 정부는 국민들의 건강보다는 로비력 강한 의사 집단의 이익에만 관심이 있는 듯하다"며 단속.규제의 허술함을 꼬집었다.

리포트는 김희순(28.직장인)이란 실제 인물을 예로 들었다."불가사의할 정도로 마른" 김씨는 대학 입학하면서 쌍거풀 수술을 했다.만족한 그는 코를 높이고자 다시 성형외과를 찾았다.의사가 "턱도 깍자"고 해 수술을 했는데 3년이 지난 요즘 두통에 시달린다.그럼에도 김씨는 유방확대수술을 하고싶어 했다.리포트는 이같은 성형 집착을 "얼짱으로 상징되는 외모 지상주의 바람"이라고 지적했다.젊은 여성만 아니라 남자들까지 자기 얼굴사진을 웹사이트에 올려놓고,얼짱으로 뽑혀 연예계로 진출하길 바란다.일단 얼굴이 남보다 예뻐야한다는 강박관념이 한국 20대 여성의 절반 이상을 성형수술대에 눕혔다는 것이다.

리포트는 "성형외과 전문의 1200여명에 불과한 나라에서 무허가 수천명이 성형 수술을 한다"고 지적했다.한 성형외과 의사는 "정신과나 방사선과 전공한 동창이 '성형 수술하는 노하우를 가르쳐달라'고 괴롭힌다"며 "단속이 시급하다"고 말했다.지방흡입기 외판원이 시술을 하고,동네 목욕탕 맛사지사까지 보톡스 주사를 놓는 사례까지 언급됐다.지방흡입술은 잘못될 경우 치명적일 수 있다.

리포트는 "놀라운 것은 엉터리 시술로 고통받는 환자들이 소송을 거의 하지 않는다는 점.그리고 문제가 됐을 경우 의사가 내놓는 보상금이 터무니 없을 정도로 적다는 점"이라며 지적했다.리포트는 "많은 한국인들은 오늘도 아무 대책 없이 돌팔이에게 목숨을 맡기고 있다"는 조소로 끝났다.

런던=오병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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