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설 연휴…업종 간 희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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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최장 9일간의 설 연휴를 앞두고 업종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이번 설의 법정 공휴일은 8~10일이지만 7일과 11일을 연차 휴무일로 활용하면 주5일제 시행업체는 5일부터 13일까지 9일간 쉴 수 있게 된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의 D성형외과는 설 연휴 예약률이 지난해에 비해 50%가량 늘어 설 전날인 8일까지 진료 계획을 잡았다. 가슴 성형 전문인 N성형외과도 이미 한달 전에 수술예약이 끝났다. 3~7일에는 야간 진료시간을 자정까지 늘렸지만 쏟아지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할 정도다. 박현 성형외과 전문의는 "눈.코.턱 등을 1~2일 간격을 두고 수술 받거나, 성형수술과 함께 지방 흡입 등을 함께 받는 '패키지 성형'이 늘어난 것도 특징"이라고 말했다.

남아시아 지진해일로 타격을 받았던 여행.항공업계도 설 연휴에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 대한항공 등에 따르면 연휴를 해외에서 보내려는 사람이 급증하면서 발리와 방콕.괌 등으로 떠나는 비행기 노선은 지난달 예약이 완료됐으며, 용평리조트 등 강원지역 6개 스키장 리조트의 객실 예약도 이미 끝난 상태다.

극장가도 특별 기획전을 준비하는 등 손님 맞이에 분주하다. 대한통운 등 택배업체들도 배달 물량이 지난해보다 10~30%가량 늘어나 사무직까지 배달에 투입하는 등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반면 초콜릿 제조업체와 제빵업계들은 밸런타인데이가 연휴 직후에 시작되는 바람에 마케팅도 제대로 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밸런타인데이 초콜릿 시장 규모는 1100억원 규모로 1년 매출의 3분의 1 정도를 2월 장사에 의존한다. 유명 제과업체인 T사는 올해 밸런타인 기간 매출이 전년 대비 10%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졸업 시즌 특수를 기대하던 패밀리 레스토랑과 회사 주변 음식점.유흥가도 연휴 기간 매출 감소에 비상이 걸렸다. 외국계 패밀리레스토랑인 B사 관계자는 "세뱃돈을 받은 학생들의 데이트와 설 연휴 가족들의 외식에 희망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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