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회장, 9명 신한 차명계좌로 50억 관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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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조영택 의원은 국회 예산결산특위의 2009년 회계연도 결산심사에서 “2007년 2∼3월 거액의 차명예금이 현금 또는 수표로 교환돼 라 회장 명의로 전환, 같은 해 5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이 경영하는 사업에 투자비 명목으로 50억원이 송금됐다”며 “이 계좌가 9명의 차명으로 관리됐다는 사실을 자체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신한은행에 라 회장의 차명계좌가 존재한다는 사실은 지난해 검찰의 박연차 전 회장 비자금 사건 수사 당시 적발됐으나 차명계좌가 9명 명의로 관리됐다는 주장이 나온 건 처음이다. 특히 조 의원은 “9명은 재일동포 4명, 내국인 5명으로, 이들 명의로 관리되던 비자금이 라 회장의 인출로 현금화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회 예결특위의 2009 회계연도 세입세출 결산 심사 첫날인 13일, 몇몇 빈 의석 뒤로 각 부처 공무원들이 길게 배석해 있다. 이주영 예결위원장은 이날 “예산심의 시 장·차관 출석 및 자료 제출 등에서 불성실한 사례가 있다면 해당 부처에 대해 예산심의상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안성식 기자]

그는 또 “금감원이 지난해 5월 정기검사 때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고도 이 문제가 표면화되면 라 회장의 4연임 도전에 결정적 하자가 될 수 있어 공개하지 못했던 것”이라며 “라 회장을 비호하는 현 권력의 핵심 실세가 있었기 때문에 금감원이 이러한 사실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현재 검사 중이니까 지적한 부분을 검사과정에서 (확인해 보겠다)”라고만 답변했다.

민주당 관계자들은 “라 회장의 차명계좌는 모두 신한은행 계좌”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외에 라 회장이 재일동포의 돈을 빼돌려 비자금으로 썼다는 의혹과 제보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글=백일현 기자
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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