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서비스업종에 투자하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12면

“중국 주식시장에 투자하려면 항공·은행·제약 등 서비스업종에 투자하라.”

중국 보세라펀드의 리카이(40·사진) 사장이 제안하는 중국 시장 공략법이다. 보세라펀드는 34조원 정도의 자산규모를 가진 중국 3대 자산운용사다. 리 사장은 9일 선전에서 열린 한국자본시장설명회에 참석해 기자와 만나 중국과 한국의 주식시장에 대한 투자 원칙을 설명했다.

그는 중국 시장에 대해 “그동안 중국 정부의 경제 정책이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수출산업에 역점을 뒀다면 지금은 내수 확장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소비 분야 중에서도 서비스 분야에 투자할 때”라고 강조했다. 구체적으로는 “백화점이나 병원 등 하나가 잘되면 연쇄적으로 큰 효과를 내는 업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중국 A(본토)주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H(홍콩)주보다 A주에 투자하는 게 유리하다”며 “홍콩에 상장된 기업들은 은행·통신·에너지 업종의 범위를 넘지 않지만 본토에 상장된 기업들은 다양한 업종과 풍부한 유동성을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은행업종을 예로 들며 “홍콩에는 소수의 은행이 상장돼 있지만 본토에는 14개 은행이 상장돼 있다”고 말했다. 같은 주식이 상장된 경우에도 A주가 H주에 비해 약 10% 정도 저렴한 것도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중국 경제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경제가 과열되면서 투기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지만 정부가 억제 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며 “여기에다 내년에 12차 5개년 경제개발 계획이 시작되면 투자가 확대되고 신흥 사업이 생겨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한국 주식시장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실제 보세라펀드는 적은 규모지만 한국 기업에도 투자하고 있다. 그는 “조선업·철강업 등은 전 세계적으로 성장잠재력이 큰 산업 분야이고 중국이 이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긴 하지만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위상은 아직 약하다”며 “이에 비해 한국은 경쟁력 있는 산업 분야에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글로벌 기업을 보유하고 있는 점이 투자에 매력적”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현재는 한국의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수천만 위안 수준의 투자를 진행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대기업 외에도 가치 있는 기업을 발굴해 투자 규모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는 중국의 80여 개 투자기관에서 280여 명의 최고경영자급 인사가 참석해 한국 시장에 대한 관심을 드러냈다.

선전=김경진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