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단 구글'MS가 떨어뜨릴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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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인터넷검색 시장의 선두업체 구글에게 마이크로소프트(MS)가 도전장을 내면서 업계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세계 최대의 인터넷 검색업체 구글이 1일(현지시간) 전년 대비 7배가 넘는 순익을 기록하며 월가를 놀라게 하자 MS는 곧바로 이날부터 자체 기술로 개발한 새 검색 서비스를 시작한다며 본격적인 시장공략에 들어갔다.

◆잘 나가는 구글=구글의 최고경영자(CEO) 에릭 슈미트는 1일 뉴욕 증시 마감 후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은 10억300만달러로 1년전의 두 배였고,순익은 2억410만달러로 1년전에 비해 무려 650%나 늘었다.

이에 따라 이날 장내 거래에서 전날보다 1.9% 떨어진 191.90달러에 마감됐던 구글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210.38달러까지 올라 10% 가까이 폭등했다고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8월 주당 85달러에 상장된 후 6개월도 안 돼 125% 이상 오른 셈이다.

구글의 이런 실적은 최근 인터넷 광고 시장이 꾸준히 성장한 덕이다.골드먼삭스에 따르면 지난해 인터넷 광고 매출은 전년 대비 25% 늘었으며 올해도 45%나 증가한 84억4000만달러로 전망됐다. 검색업계 2위인 야후도 지난해 4분기에 3억7300만달러의 순익을 올려 1년 전보다 5배 이상 늘었다.

◆도전장 던진 MS=MS가 인터넷검색 시장에 본격참여를 선언한 것도 인터넷 검색시장의 이 같은 성장성 때문이다.

MS는 지난해 11월부터 시험판으로 운영해 온 MSN의 새 검색 서비스를 1일 정식 공개했다. 새 검색엔진은 MS가 자체 기술로 개발한 것이다. MS는 1998년 검색 서비스 'MSN 서치'를 시작할 때 자사 기술이 아닌 룩 스마트와 잉크토미(현재 야후에 합병) 등의 검색엔진을 사서 썼다. 검색 엔진은 부가적인 서비스라 스스로 이익을 창출할 수 없다고 얕본 것이다.

그러나 구글의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면서 검색 엔진의 중요성을 깨닫고 2003년부터 자체 개발에 들어갔다.

빌 게이츠 MS 회장은 1일 "새 검색엔진은 기존 엔진보다 빠르고 정확한 것이 특징"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MS는 이날 새 검색 서비스 시작과 함께 수천만 달러를 들여 대대적인 홍보에 나설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윈도 등 운영체제(OS) 시장의 독점을 기반으로 웹브라우저에 이어 인터넷 동영상 재생기, 메신저,인터넷 포털 등을 차례로 장악해 온 MS가 검색시장에서도 구글.야후를 위협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승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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