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슬링은 회사 수익의 절반을 소방서에 기부한다. 기부금은 소방관이 화재진압을 하다 다치거나 숨질 경우 지원금으로 사용된다. 웨슬링은 “내가 만든 핸드백을 20년간 들고 다닐 자신이 있다”며 “경쟁상대는 루이뷔통”이라고 언론에 당당하게 말한다.
이처럼 생각지도 못했던 곳에서 세상을 밝게 하고, 수익을 내는 직업이나 기업이 탄생하는 사례는 많다. 희망제작소(이사장 김창국)가 11일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여는 ‘세상을 바꾸는 1000개의 직업’ 행사는 일종의 창조직업 박람회다. 이날 소개되는 1000개의 직업 중에는 외국에선 인기지만 국내에선 아예 생각도 못해 본 기발한 것도 있다. 희망제작소 박원순 상임이사는 “새로운 시선으로 다양한 도전을 하면 전망 있는 직업을 많이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11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리는 ‘세상을 바꾸는 1000개의 직업’ 행사에서는 새롭고 다양한 직업 유형을 만날 수 있다. ①막걸리 등 우리 술소믈리에 ②중고 액세서리 교환점 ③대중예술활동가 ④폐소방호스 등 폐자재 재활용가방 ⑤ 폐가를 새롭게 꾸민 펜션 사업. [중앙포토]
◆맞춤형 서비스=동물병원이나 동물호텔에서 착안한 식물병원·호텔도 발상의 전환에서 소개되는 직업이다. 장기간 집을 비우거나 여행 중에 식물 관리를 맡기는 곳이다. 시들어가는 식물을 되살려주기도 한다. 베란다 정원사라는 직업도 특이하다. 삭막한 아파트 베란다의 일부에 작은 폭포가 흐르고 각종 분재형 나무가 자라도록 한다면 눈길을 끌 수 있다.
◆사람 간 관계 잇기=연인들은 기념일 때마다 선물 고민을 한다. 이런 고민을 해결해주는 연인만을 위한 연인쇼핑몰을 희망제작소는 제안했다. 연인의 특성과 성격 등을 듣고 가장 좋아할 만한 선물을 추천한다는 것이다. 원한 때문에 몸서리치는 사람을 위한 서비스도 고려해봄 직하다. 예컨대 서로 쳐다보지도 않는 두 집안을 오가며 서로의 입장을 전달하고 오해를 푸는가 하면 억울한 사람의 심리치료도 도와준다.
김기찬 기자
터치포굿 폐현수막으로 필통·티셔츠 만들어
빛트인 B급 농산물 모아서 제 값 받고 판매
체험도 가능한 15개 부스
11일 낮 12시부터 오후 7시까지 서울 회기동 경희대 평화의전당에서 열리는 ‘세상을 바꾸는 1000개의 직업’ 행사에는 기발한 상상력이나 틈새를 파고든 15개 회사나 모임의 부스가 설치된다. 이곳에서 각종 제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볼 수 있고, 직접 체험도 가능하다.
이날 행사에 부스를 여는 터치포굿(www.touch4good.com)은 한 번 쓰고 버려지는 각종 현수막으로 가방이나 필통·장바구니·티셔츠를 만들어 판다. 재료비가 들지 않으니 사업자금이 많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환경 문제를 해결하면서 쏠쏠한 돈벌이도 하는 친환경 사업체인 것이다. 수익금의 일부는 아토피를 앓고 있는 어린이를 위해 기부한다.
‘공감여행’은 해외나 국내의 숨어 있는 비경이나 스쳐 지나갔지만 훌륭한 볼거리를 제공하는 장소를 찾아 저렴한 가격에 여행을 할 수 있게 돕는 모임이다. 농산물 가운데 A급은 아니지만 먹기에는 문제가 없는 B급 농산물을 거둬들여 제값을 받고 판매하는 ‘빛트인’도 눈길을 끄는 회사다.
희망제작소 박원순 상임이사와 방송인 김제동씨, 전 월드비전 긴급구호팀장 한비야씨의 강연도 열린다. 이 행사는 희망제작소가 주최하고 중앙일보와 경희대·인터파크가 후원한다. 행사 참여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인터파크에서 신청을 하면 된다. 문의 02-2031-2114, www.makehope.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