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대학생 자생적 전국 조직 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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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 수호라는 ‘보수’의 가치를 모색하는 대학생들이 전국 조직을 만들었다. 8일 오후 7시30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한국대학생포럼’ 비전 선포식이 열렸다.

이 단체는 자유민주주의 가치와 시장경제를 옹호하는 ‘보수 대학생 모임’이다. 전국 17개 대학 1000여 명의 학생이 참여한다. 이날 행사에는 200여 명의 학생이 참석해 발족식을 자축했다. 그동안 진보 대학생 단체는 많았지만 보수 대학생들이 전국적인 규모로 집결한 것은 처음이다.

보수를 표방하는 전국 대학생 조직인 ‘한국대학생포럼’의 비전 선포식이 8일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전국 17개 대학 200여 명이 참가해 열렸다. 선포식을 마친 후 임원진과 각 대학 지부장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최승식 기자]

이날 대학생포럼은 앞으로 단체가 추구해야 할 비전으로 ‘지속&완성(Conserve&Complete)’을 내걸었다. 건국이념과 자유시장주의, 민주화의 가치를 지키고(conserve), 이런 가치들을 공고히 해 선진국으로 도약해 완전한 대한민국을 이룩하자(complete)는 의미를 담았다.

변종국(연세대 정치외교학 4년) 회장은 행사에서 “아무것도 없는 모래사막 같은 곳에서 이렇게 큰 단체로 성장한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요즘 대학생은 비전도 없고 스펙 쌓는 데만 열중한다고 비판받는데 국가의 미래와 사회의 발전을 고민하는 학생도 있다는 것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학생포럼은 지난해 3월 변 회장이 친구 2명과 함께 단출하게 시작했다. 미국산 쇠고기 사태 등으로 사회갈등이 불거졌을 때 안타까움을 느꼈던 변씨는 학술성과 행동력을 함께 갖춘 보수 학생 모임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다. 변씨는 “당시 인터넷 댓글문화를 보며 한쪽 주장이 마치 ‘여론’인 것처럼 호도되는 것에 문제의식을 느꼈다”고 말했다.

처음엔 돈과 인력이 부족해 학교 장학금을 쪼개 강연회를 열었다. ‘대한민국 건국 과정’ ‘남북관계’ ‘국가안보문제’ 등 묵직한 주제를 놓고 권위 있는 전문가들을 강연자로 초청해 토론회를 열었다. 천안함, 학자금 상환제 등 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는 독자적인 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10월엔 대학생 인터넷 신문사 ‘투데이타임즈(todaytimes.kr)’를 창간했다. 이 신문엔 현재 50여 명의 대학생 기자 및 전문기자가 활동 중이다.

올해 5월 ‘대학생 6·25 전쟁 60주년 기념주간’ 행사 때는 포럼에 참여하는 학생들이 2배 이상 늘어 1000명을 넘겼다. 이 모임은 백선엽 장군을 초청해 강연회를 열고, 6·25 전쟁 60주년 기념 칼럼, 감상문 공모전을 개최했다. 또 21개 참전국에 감사편지 액자 보내기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글=김효은 기자
사진=최승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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