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 행정기관 홈페이지 평가] 게시판 등 국민참여 기능 '업 그레이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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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올해 행정기관 홈페이지 평가는 2008년 실시할 예정인 전자투표 등을 앞두고 중앙부처나 지방자치단체들이 전자정부로서의 기능을 제대로 하고 있는 지에 초점을 맞췄다.

예컨대 국민이 관공서를 직접 방문해 인허가 등 민원 신청을 하거나 각종 서류를 발급받던 것을 안방에 앉아서도 인터넷을 통해 편리하게 할 수 있는지를 평가했다. 또 각 기관의 홈페이지에 일반인이 쉽게 들어가 검색을 할 수 있는지, 게시판에 올린 글에 답변이 잘 되고 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심사했다.

홈페이지에 들어가 돌아다니기만 해도 시청이나 군청에서 하는 일을 손바닥 보듯 알 수 있는지도 중요한 평가 기준으로 삼았다. 이런 것을 통틀어 '접근성 부문'으로 평가해 종합 점수를 매길 때 가중치를 가장 높게 했다.

실제 종합평가에서 최우수를 차지한 해양수산부와 경상남도 등은 모두 이 부문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러나 이번 평가에서도 상당수의 행정기관 홈페이지는 세부 정보가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 전반적으로 개선=홈페이지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도별로 평가항목과 가중치가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올해는 종합 평균점수가 75점으로 지난해(65점)보다 10점 높아졌다. 80점 이상을 받은 행정기관도 지난해에는 17개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72개로 늘었다.

행정자치부의 정국환 전자정부국장은 "참여정부 들어 각 기관들이 홈페이지 예산을 수억원씩 늘리면서 수준도 매년 향상되고 있다"며 "국내 인터넷 인구가 급증한 것도 정부 기관들에 큰 자극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엔이 발표한 전자정부 평가에서 한국이 세계 5위(지난해 13위)에 오른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정부 측 설명이다.

특히 게시판.설문조사.사이버포럼 등 국민참여 기능의 운영 실적이 많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의 경우 이 부문은 평균 58점을 받았으나 올해는 66점으로 높아졌다. 최근 각 기관장이 사이버 여론을 의식해 이 부문에 대한 관심을 높인 것도 눈에 띄게 향상된 이유라는 설명이다.

최우수기관으로 선정된 해양수산부는 홈페이지가 복잡하지 않고 누구나 정보를 쉽게 검색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부분 초기화면 왼쪽의 첫 번째 자리에 기관장과 기관소개를 하고 있으나, 해양수산부는 이용자를 먼저 생각해 맨 아래로 내려 배치했다. 메뉴도 '뉴스바다' '정보바다' '법령바다' 등 통일된 이미지를 보여줬다.

또 경상남도와 진해시는 일자리 정보와 관광 길잡이 등의 메뉴에서 일반인이 쉽게 클릭할 수 있도록 텍스트와 그래픽을 잘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올해는 노동부의 홈페이지 개선이 돋보였다는 게 평가단의 설명이다. 국민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전자민원 서비스 메뉴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그림으로 표시돼 우수 사례로 선정됐다.

이 밖에 울산시는 공공시설 예약서비스와 기능 등을 강화해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여성부는 홈페이지에 정책기본계획 코너 등을 둬 정부가 하는 일을 국민이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

◆ 기관별 격차는 여전히 커=일반 행정부처에 비해 각종 위원회의 홈페이지들은 상대적으로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앙 부처가 평균 83점인 반면 위원회들은 평균 67점 수준이었다.

중앙 정부 부처들과 지방자치단체들 간의 격차도 눈에 띄었다. 예산 부족 등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상당수 지자체는 홈페이지가 여전히 부실한 수준에 머물러 있었다.

한편 서버 성능이나 링크 오류 등을 보는 홈페이지의 기술평가 분야에서는 국내 민간 기업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영문 홈페이지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개선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기관을 제외하고는 각종 정보의 업그레이드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었다. 일부 지자체는 영문 홈페이지에 관한 사이트맵조차 없었다.

이 밖에 행정기관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홈페이지 용어도 부처별로 제각각이라 통일할 필요성이 제기됐다. 예를 들어 'FAQ'에 대해 문화관광부(질의응답 사례).행정자치부(자주하는 질문).과학기술부(자주묻는 질문).정보통신부(자주나오는 질문) 등으로 표현이 달랐다.

김시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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