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핀 '강서비스' 호주 울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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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러시아의'테니스 영웅' 마라트 사핀(25.사진)이 100주년을 맞은 호주오픈테니스 남자단식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세계랭킹 4위인 사핀은 30일 호주 멜버른의 로드 레이버 아레나에서 열린 결승전에서 랭킹 3위 레이튼 휴이트(24.호주)에게 3-1(1-6, 6-3, 6-4, 6-4)로 역전승했다. 홈 관중의 열렬한 응원을 등에 업은 휴이트였지만 1m93㎝의 장신에서 강력한 서비스를 앞세워 공격하는 사핀을 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 대회에서 두 차례 준우승(2002, 2004년)에 그쳤던 사핀은 세 번째 도전에서 마침내 우승했다. 그랜드슬램 대회 우승은 2000년 US오픈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사핀은 특히 이번 대회 준결승전에서 26연승을 달리던 세계랭킹 1위 로저 페더러(스위스)를 잡으면서 우승을 예견했다.

결승전에서도 사핀은 준결승전에서처럼 경기를 포기하지 않는 끈질긴 모습을 보여줬다. 사핀은 1세트 초반 휴이트의 영리한 코트 플레이에 말려 13개의 범실을 저지르며 1-6으로 세트를 내줬다. 휴이트의 1세트 범실은 단 1개였다.

그러나 사핀은 2세트 들어 적극적으로 네트플레이를 펼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게다가 강력한 서비스까지 살아나면서 상승세를 탔고 2세트를 6-3으로 따냈다.

3세트 초반 휴이트가 반격에 나서면서 사핀은 한때 게임스코어 0-3으로 뒤지기도 했으나 휴이트의 서비스 게임 두 개를 잇따라 가져오면서 6-4로 역전했다. 4세트에서는 자신의 서비스 게임에서 매번 서비스 에이스를 뽑아내며 엉덩이 부상에 체력까지 떨어진 휴이트를 몰아붙였다. 이날 사핀은 최고시속 212㎞의 서비스를 구사하며 에이스도 18개(휴이트 7개)나 기록했다.

전날(29일) 열린 여자단식 결승전에서는 '흑진주' 세레나 윌리엄스(미국.랭킹 7위)가 랭킹 1위 린지 대븐포트(미국)에게 2-1(2-6, 6-3, 6-0)로 역전 우승했다. 2년 만에 이 대회 정상에 복귀한 세레나는 생애 일곱 번째 그랜드슬램대회 우승을 맛봤다. 대븐포트는 복식에 이어 단식까지 준우승에 머물렀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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