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보스 포럼 폐막] 영국 "채권 발행해 최빈국 돕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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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이 닷새간의 일정을 마치고 30일(현지시간) 폐막했다. '어려운 선택과 책임'이라는 주제로 열린 이번 포럼에는 96개국 정치.경제 지도자 2250명이 참여해 모두 220차례의 토론회를 열었다. 올해 가장 뜨거운 주제는 '빈곤'이었다. 기아.질병 등에 시달리는 빈국에 대한 지구촌의 관심을 집중 부각시켰다.

▶ 29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의 미국경제 관련 토론회장. 미국 하버드대 로렌스 서머스 총장(中)이 신은 등산화가 정장 구두들 사이에서 눈에 띈다. [다보스 AP=연합]

◆ "국제연대세금 만들자"=고든 브라운 영국 재무장관은 지난 28일 아프리카 등 최빈국의 지원 방안으로 '국제금융제도(IFF)'를 제안했다. 최빈국 원조자금을 국제 금융시장에서 발행한 채권으로 조달하고 이를 장기상환하자는 것이다. 선진국들이 약속한 지원금을 일단 금융시장 채권으로 발행하고 후에 지원금이 들어오면 채권 투자자들에게 분할 상환하는 방식이다. 이에 앞서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은 개발도상국의 에이즈 대책 재원 마련을 위해 '국제연대세(稅)'를 설치하자고 주장했다. 외환 거래, 항공권 구매 또는 항공기.선박 연료비 등에 일정 금액을 부과해 자금을 마련하자는 것이다.

다보스 포럼에서 제안된 빈곤국 지원문제는 다음주 영국 런던에서 열리는 서방선진 7개국(G7)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담에서 집중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 유셴코 "EU 가입 곧 제안"=루이스 이나시오 룰라 다실바 브라질 대통령은 외국 기업인과 투자가들을 대상으로 브라질에 대한 투자 확대를 요청했다. 그는 "브라질이 경제 개혁과 다른 나라와의 관계 개선을 통해 앞으로 몇 년간 경제 성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빅토르 유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가까운 장래에 유럽연합(EU)에 가입할 것을 공식 제안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투자를 꺼리고 있다"면서 "기업의 투명성을 높이고 투자 절차의 잡음을 없애는 데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활발히 활동한 한국 참석자들=대통령 직속 신경쟁력 특위 위원장인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은 세계경제포럼 관계자를 만난 자리에서 매년 실시하는 국가경쟁력 평가 방식의 개선을 요구했다. "지난해 한국의 국가경쟁력 순위가 크게 후퇴한 것은 주로 대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기 때문"이라며 "조사 대상을 학계.중소기업 등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통령 특사인 강금실 전 법무부 장관은 브라질의 세계적인 작가 파울로 코엘료와 대담을 나눴다. 강 특사는 코엘료의 책이 한국에서 베스트셀러이며 독자들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강 특사는 또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왕가리 마타이 케냐 환경차관과 만난 자리에서 8월 서울에서 열리는 세계여성학대회에 참석해 줄 것을 요청했다.

박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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