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짱이라고 … 염산 테러 충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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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베서니 스토로가 염산 테러를 당하기 전(왼쪽)과 후의 모습.

미국에서 길을 가던 백인 여성이 단지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얼굴에 염산 테러를 당한 사건이 발생해 미국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미국 워싱턴주 밴쿠버에 사는 베서니 스토로(28)는 지난달 30일 퇴근 후 거리에 차를 세운 뒤 인근 커피전문점으로 향하고 있었다. 밴쿠버로 막 이사하고, 새 직장도 구했던 터라 발걸음도 가벼웠다. 순간 한 20대 흑인 여성이 다가와 “너, 정말 예쁘구나. 이것 마셔볼래”라고 말한 뒤 염산이 든 컵을 얼굴을 향해 던졌다.

쓰러진 스토로는 얼굴이 타 들어가는 듯한 고통에 살려달라고 울부짖었다. 주위의 도움으로 곧바로 병원 응급실에 실려간 스토로는 사건 직전에 산 선글라스 덕분에 실명은 면했다. 그러나 코와 입 주변 등에 심한 화상을 입고 용모가 크게 훼손됐다. 그는 1일 밤 병원에서 손상된 피부 조직을 제거하는 수술을 받았다.

스토로는 “ 뼛속까지 타 들어가는 듯한 고통을 느꼈다”며 “용의자의 눈에 분노와 질투가 가득했다”고 말했다. 그는 “범인을 꼭 만나 왜 그랬는지를 묻고 싶다”며 “반드시 이 고난을 극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악마의 테러’에 굴복하지 말라”는 등의 격려 편지와 e-메일도 미국 전역에서 쇄도하고 있다. 경찰은 스토로에게 염산 테러를 가한 용의자의 몽타주를 만들어 워싱턴주와 오리건주 전역에 배포했다.

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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