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호 총리 후보 ‘자진 사퇴론’ 확산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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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호 01면

김태호 총리 후보자의 국회 임명동의안 처리가 다음 달 1일로 연기된 가운데 한나라당 내부에서 김 후보자 자진 사퇴론이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28일 본지와 통화한 한나라당 최고위원들은 “정부의 부담을 덜어주는 차원에서라도 김 후보자의 자진 사퇴밖에 달리 방도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안상수 대표도 “의원들의 중지가 모아지면 그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은 30~31일 당 연찬회를 열고 주말 민심을 접한 의원들의 의견을 모을 예정이어서 연찬회가 인준 정국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 당 지도부에 의견 물을 것”… 30~31일 연찬회가 최대 고비

청와대도 의견 수렴에 본격 나섰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은 참모들로부터 이런저런 건의를 들으며 여론의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며 “민심은 물론 당심과도 충분히 소통하려는 의사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군현 당 원내 수석부대표도 기자와 통화에서 “대통령이 주말 동안 당 지도부에 의견을 물을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여당 내 기류는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정두언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는 게 최선이다. 당이라도 살아야 할 것 아니냐”며 김 후보자를 압박했다. 익명을 요구한 최고위원은 “결정적 하자가 없다고 하는 데 거짓말이 바로 결정적 하자”라며 “다른 장관 후보자들은 생활인으로 살아갈 때 저지른 과거 잘못인 데 비해 김 후보자는 청문회 과정에서 거짓말을 한 것이어서 더욱 질이 나쁘다”고 비판했다.

일부 소장파 의원들은 다음 달 1일 본회의 전까지 김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지 않을 경우 연판장을 돌리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다. 유정현 의원은 “국정공백이 석 달이 될지, 6개월이 될지 모르겠지만 눈앞만 생각하고 멀리 내다보지 못하면 모두가 공멸”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도 인준 불가 여론전 확산에 나섰다.

김 후보자는 이날 서울 광화문 오피스텔에 머물렀다. 최기봉 전 경남도지사 비서실장은 “총리 후보자가 여론의 흐름을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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