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포도주 산업 내가 지킨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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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프랑스의 국민배우 제라르 드파르디외(54·사진)가 프랑스 포도주 산업을 지키기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프랑스판 블록버스터 영화 '아스테릭스'에서 '마법의 약'의 힘을 빌려 고대 로마제국의 침입을 물리친 골족(族)의 영웅 오벨릭스 역을 맡았던 그가 영화에서처럼 자본과 물량을 앞세운 미국·호주 등 외국 포도주업자들의 공세를 막아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영국 BBC 방송은 포도주로 유명한 앙주와 메독 지방에 이미 두 개의 포도농장을 갖고 있는 드파르디외가 몽펠리에 북부의 유명한 포도 산지인 아니안에서도 포도 농장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이 지역 농장주 중 일부가 거대한 외국 포도주업체의 공세에 시달리다 못해 농장을 매물로 내놓자 드파르디외가 사들이려는 것이다.

드파르디외는 지난달 말 프랑스 공산당 기관지 뤼마니테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마을 주민들이 미 캘리포니아 포도주 제조업자들의 농장 매입 요구를 거절한 채 랑그독 포도주의 전통을 지킨 것은 로마군과 골족의 싸움을 연상시킨다"며 "포도주는 골족을 외세의 침입에서 지켜준 '마법의 약'처럼 신비의 술"이라고 주장했다.

드파르디외는 영화 출연으로 번 돈의 대부분을 포도주 산업에 쏟아붓고 있다. 프랑스 포도주는 여전히 세계 시장에서 1위를 고수하고 있으나 외국업체들의 거센 추격으로 점차 시장 지배력을 상실하고 있다.

정재홍 기자

hong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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