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서대로 놓으면 기억하기 쉬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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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유치원버스를 타고 통학하는 어린이들을 유심히 지켜보면 대개 한줄로 서서 버스를 기다립니다. 그러다 버스가 도착하면 줄을 선 순서대로 오르지요. 그래야 혼잡을 막을 수 있으니까요.

어린이들은 어떤 순서대로 줄을 섰을까요?

가장 먼저 승차장에 도착한 어린이가 맨앞에 서고, 그 다음에 도착한 어린이가 둘째로 서고…. 이렇게 도착한 순서대로 줄을 서는 게 일반적입니다. 줄을 서는 기준은 버스 승차장에 도착한 순서인 셈이죠.

학교 운동장에서 조회를 할 때도 학생들은 줄을 섭니다. 줄을 서는 순서는 키 크기가 기준이 될 수도 있고 출석번호가 기준이 될 수도 있습니다.

순서란 '여러 대상을 벌이거나 늘어놓는 일정한 차례'를 말합니다. 어떤 일들이 이뤄질 때 어느 게 먼저이고 나중인가를 구분하는 잣대지요.

'6,2,3,5,1,4'를 순서대로 외워 보세요. 다음에는 '1,2,3,4,5,6'을 순서대로 외워 보세요. 숫자의 크기 순으로 나열된 두 번째 숫자들을 외우기가 더 편하지요? 사물들은 이처럼 순서대로 놓여 있을 때 기억하기가 더 쉽답니다.

①신문에 나온 기사 가운데 순서를 정할 수 있는 것을 찾아 보세요.

☞아래 표는 중앙일보 12월 12일자 S8면에 나온 '2002년 한국 영화 흥행 순위'입니다. 올해 상영했던 한국영화를 관람객 수가 많은 순서대로 기록한 것이죠.

이렇게 순서를 정할 수 있는 것들은 대다수가 '∼보다 ∼하다'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즉 '집으로는 YMCA야구단보다 관람객 수가 더 많다'고 말할 수 있어요.

TV 프로그램 편성표도 방영시간 순서대로 기록돼 있습니다. 오후 4시5분에 편성된 '동글동글 해롱이'는 오후 5시45분에 편성된 '드래곤 볼 Z'보다 1시간40분 더 빨리 방영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②순서 정하기는 체계적으로 생각하도록 도와주는 매우 쓸모있는 방법입니다. 그러나 주변의 모든 것에 대해 순서를 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다면 신문에서 순서를 정할 수 없는 것들을 찾아보세요.

☞빨간구두 사진과 맑은 하늘 사진을 골랐군요. 그런데'빨간색은 하늘색보다 ∼하다'라고 표현할 수 없지요? 이렇게 순서의 기준을 정할 수 없는 경우도 적지 않답니다.

③신문에서 순서의 기준을 정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각각 다섯 가지만 찾아 보세요. 그런 뒤 순서를 정할 수 있는 것은 '∼보다 ∼하다'고 부모님께 말로 풀이해 보세요. 찾은 정보를 순서대로 설명함으로써 그 정보를 쉽게 기억하고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박미영

(통합교육을 위한 NIE 연구소장)

※'신문으로 배우는 논리' 시리즈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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