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말 향수시장 썰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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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크리스마스 선물 품목에서 늘 상위에 오르던 고급 향수가 올 연말 시즌엔 미국에서 별 인기를 끌지 못하고 최근엔 판매량이 오히려 감소하고 있다. 이에 따라 향수업체들은 향수 샘플을 나눠주는 것은 물론이고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해 고객을 잡는 데 안간힘이다.

17일 아시안 월 스트리트 저널은 올해 미국 내 백화점의 향수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3%(약 28억달러)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매출 역시 2000년에 비해 3% 정도 떨어진 것으로 집계돼 2년 연속 향수판매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셈이다. 여성용 향수의 판매는 더욱 부진해 올해 매출이 5%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는 경기침체의 여파에다 최근 미국 여성들의 달라진 생활상을 반영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요즘 신세대 여성들은 어머니 세대가 고급향수에 열광했던 것과는 달리 향수를 거의 사용하지 않는 데다 사더라도 '고급'에 집착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향수 매장 직원들이 향수를 무료로 뿌려주는 서비스에 반발하는 고객마저 늘어나고 있다. 최근 한 업체는 향수를 직접 뿌려주는 대신 향수와 같은 향을 가진 로션으로 손마사지를 해주는 간접마케팅 기법을 도입했다. 일단 마사지를 해준 뒤 향수을 구입하도록 하겠다는 생각에서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 co.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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