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자립형 사립고 확대해야" 盧 "고교평준화 틀 유지해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민주당 노무현(盧武鉉)·민주노동당 권영길(權永吉)후보는 16일 사회·문화분야 TV토론에서 교육·복지정책과 행정수도 이전문제 등을 놓고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고려대 염재호(廉載鎬·행정학)교수의 사회로 각 방송사가 생중계한 가운데 진행된 세 후보간 마지막 TV토론은 유권자의 20% 안팎으로 추산되는 부동층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고교평준화 정책과 관련, 李후보는 "고교의 하향평준화로 사교육비가 더 들고 있다"고 지적하고 "일부 학생의 선발권을 갖는 자립형 사립학교를 확대하는 등 경쟁체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盧후보는 "고교평준화는 과열 고입경쟁으로 학부모들이 사교육비 부담에 시달렸고, 교육도 왜곡됐던 것을 시정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며 "평준화 폐지를 주장했던 정몽준(鄭夢準)의원과 평준화를 유지키로 결론냈다"고 말했다.

權후보는 "자립형 사립학교는 귀족학교"라며 "이를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오히려 확대하려 하는데 그러면 서민을 위한 교육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李후보는 대입제도와 관련해 "하나의 능력이 있으면 그것만으로 평가를 받고 대학에 갈 수 있어야 한다"면서 "집권하면 2007년까지 대입제도를 단계적으로 자율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盧후보는 "수능시험을 복수로 두번 정도 볼 수 있게 해 수험생의 대입부담을 줄이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으며, 權후보는 "수능시험을 폐지하고 대입자격시험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행정수도의 충청권 이전 문제에 대해 李후보는 "서울을 옮기면 수도권 상권(商圈) 붕괴로 부동산 가격이 폭락해 빚을 내서 어렵게 내집을 마련한 서민들이 가장 큰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盧후보는 "서울은 세계에서 가장 과밀한 도시로 행정수도 이전은 서민의 어려운 삶을 해결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상일 기자 leesi@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