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구조견 '거루' 실제 이야기 동화책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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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1997년 경기도 용인에서 일어난 한 교통사고에서 부상자를 찾아낸 주인공은 경찰이 아닌 구조견이었다. 수색의 마무리 단계에 투입되는 구조견은 통상 사망자를 찾아내는데 당시 구조견은 생존자를 찾아내 화제가 되었다. 국내 1호였던 이 구조견 '거루'의 일대기(1994~2000)가 『구조견 거루 이야기』(대교출판)라는 제목의 동화로 꾸며졌다. 아동문학가 강원희씨가 글을 쓰고 그림책 작가로 유명한 김종도씨가 삽화를 그렸다.

영국에서 부드러운 품성 때문에 경찰견 훈련에 적응하지 못하고 한국으로 건너온 거루가 구조견으로 성장하는 과정, 119 구조대원과 구조견의 우정이 감동적이다. 거루가 일생을 마감하는 것도 무척 극적이다. 부상한 상태로 화재 현장에 출동한 거루는 건물이 무너져 내리자 구조대원을 몸으로 밀어내고 자신이 대신 깔린다. 인간만이 아니라 짐승에게도 진한 우정과 사랑의 감정이 있다는 사실을 어린이들에게 일깨워준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국제공인 인명구조견은 삼성생명 부설 삼성생명구조견센터가 보유하고 있는 18마리가 전부다.

정명진 기자 myung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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