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 모집 대거 탈락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35면

수시모집 전형을 통과했지만 수능성적이 대학에서 제시한 합격 기준에 못미쳐 탈락한 학생들이 속출하고 있다.

3일 각 대학에 따르면 구술·면접·학생부 성적 등으로 예비합격을 통보받은 2학기 수시모집 합격자 가운데 대학별로 최고 60%대까지 불합격 처리될 전망이라는 것이다.

서강대의 경우 2학기 수시모집 인원 5백98명 가운데 30.3%인 1백81명이 불합격 처리됐다. 지난해 22.2%에 비해 8% 가량 늘었다. 특히 화학공학·기계공학계의 탈락률이 83.3%에 이르는 등 이 학교 자연계는 모집인원 2백83명 중 88명(탈락률 68.9%)만을 충원하는데 그쳤다.

성균관대는 전체 1천2백명 중 52%인 6백24명이 수능 점수가 낮아 탈락했다. 지난해 탈락률 29.0%에 비해 크게 증가한 수치다.

경희대는 수시모집 합격자 7백94명 중 1백10명(13.9%)이 수능점수 미달로 탈락됐다. 이 대학 의학계열의 경우 수시모집 합격자 14명 중 6명이 떨어져 42.9%가 수능 성적 미달로 탈락한 것이다.

연세대는 수능성적 조건부 합격자 7백21명 중 2백90명(40.2%)이 탈락했고 한양대의 조건부 합격자 탈락률도 46%에 이르렀다. 이화여대와 한국외대는 탈락률이 각각 41.1%와 65.3%를 기록했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2학기 수시모집에서 수능 변환표준점수 2등급(상위 11%)을 최저 합격 기준으로 제시했다. 그러나 지난 2일 발표된 수능점수가 재학생을 중심으로 당초 예상보다 크게 떨어지면서 대규모 탈락 사태가 벌어진 것이다.

연세대 입학관리처 백윤수 교수는 "재수생 강세가 이어지면서 재학생 위주로 선발하는 수시모집에 탈락하는 학생들의 숫자가 점차 늘고 있다"며 "그러나 입학생의 학습능력을 엄격하게 평가하기 위해 내년에도 최저등급을 현 수준으로 유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철재·남궁욱 기자

seajay@joongang. co. 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