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歐에서온천상의목소리-덴마크 국립 합창단 내달 첫 내한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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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과 관현악을 위한 작품은 송년 음악회의 단골 레퍼토리인 베토벤의'교향곡 제9번'말고도 무수히 많다. 로시니의 '스타바트 마테르(聖母哀傷)', 브람스의 '독일 레퀴엠', 엘가의 '게론티우스의 꿈', 리스트의 '파우스트 교향곡', 프로코피예프의 '알렉산더 네프스키', 카를 오르프의 '카르미나 부라나'등…. 오케스트라가 주축이 돼 콘서트 형식의 오페라를 올릴 때도 합창단은 필수적이다.

1932년 덴마크 국립합창단(DNRC·www.dr.dk/rk)이 창단된 것도 덴마크 국립 방송교향악단(DNRSO·1925년 창단)이 이들 작품을 연주하기 위해서였다. 단원 75명 중 31명은 덴마크 국영방송(DR) 소속으로 생활비 전액을 받는 종신 단원이고 나머지 44명은 5년마다 재계약한다. 매주 목요일 DNRSO의 정기 연주회 무대에 서는 것은 물론 덴마크국립방송콘서트오케스트라와 함께 오페레타에도 출연한다.

연습과 연주에 할애하는 시간은 연간 2백10일이나 된다. 방송국 소속의 국립단체이므로 흥행 때문에 레퍼토리의 수준을 낮출 필요도 없다. 단원 모두가 생활비 전액을 받으면서 연주에 전념할 수 있는 프로 합창단이 단 하나도 없는 국내 실정에서 이들의 활약상은 부러움으로 다가온다. 관현악과 합창의 만남도 '합창 교향곡'에서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아쉬움 때문이다.

37년 DNRC의 종신 단원 31명으로 출범한 덴마크 국립 방송체임버합창단이 12월 5일부터 14일까지 서울 등 전국 8개 도시 순회공연을 한다. 아시아 공연으로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은 교향악단과의 협연과 더불어 고난도의 연주기량을 바탕으로 현대음악과 아카펠라(무반주 합창)를 연주하는,DNRC의 주축 멤버들이다.

이번 내한 공연에선 19세기 덴마크를 대표하는 작곡가인 카를 닐센(1865∼1931)'석양''저녁의 노래''즐거운 나'를 비롯,슈어베크의'나는 덴마크 태생',뮬러의'마돈나의 노래',노르가르트의'어린이처럼',스웨덴 작곡가 그리그의'천국의 노래'등 스칸디나비아 3국의 노래를 아카펠라로 들려준다.이밖에도 피아노 반주로 베르디의'나부코'중'히브리 노예들의 합창',한국민요'경복궁 타령''울산 아가씨'등을 연주한다.덴마크 힘니아 체임버 합창단의 상임지휘자 플레밍 빈데킬데(41)가 객원 지휘를 맡는다.

DNRC는 영국 샨도스 레이블에서 브람스·힌데미트·코다이의 무반주 합창곡집과 닐센의 합창곡 대부분을 녹음했다. 드미트리 키타옌코(KBS교향악단 음악감독)의 지휘로 녹음한 프로코피예프의 칸타타'알렉산더 네프스키''이반 뇌제'음반도 유명하다.

◇공연 메모=12월 5일 전주 삼성문화회관, 6일 대전 우송예술회관, 7일 부산문화회관, 9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10일 광주문예회관, 12일 청주예술의전당, 13일 춘천 한림대 일송아트홀, 14일 강릉대 문화관. 02-650-7171.

이장직 음악전문기자

lull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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