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리, 중국인 웃음보 터뜨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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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공룡 둘리'가 중국에 진출한다.

'국가대표 캐릭터'로 불리는 만화가 김수정(사진)씨의 아기공룡 둘리는 내년 1월 4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베이징 도서전에 공식초청을 받고 참가, 중국 공략을 본격화한다. 이 행사에서는 옌볜대 출판부가 중국어로 번역한 만화책 『아기공룡 둘리』(전 10권)가 중국 어린이들에게 처음으로 소개될 예정이다.

캐릭터 관련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둘리나라의 윤주(36)국장은 "만화책에 대한 기본 저작권료로 1만달러를 받은 데 이어 권당 판매가격의 10%에 달하는 러닝개런티(팔리는 만큼 저작권료를 받는 방식)를 받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특히 불법 복제물에 대한 문제는 중국측에서 맡기로 해 큰 부담을 던 셈"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만화가 중국에 지적재산권 등록을 한 뒤 정식 로열티를 받고 진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윤국장은 "만화책이 인기를 얻으면 기존의 TV시리즈를 방영하고 이어 극장판 상영과 다양한 이벤트를 순차적으로 펼쳐 인기몰이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아기공룡 둘리'는 1983년 어린이만화잡지 『보물섬』에 처음 등장, 귀여운 악동의 이미지로 지금까지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장수 캐릭터. 외계동물 도우너와 천방지축 타조 또치, 둘리를 괴롭히는 고길동 아저씨와 옆집사는 가수지망생 마이콜 등 개성강한 조연 캐릭터 역시 둘리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둘리는 2003년 탄생 20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국내 행사도 기획하고 있다. 우선 눈에 띄는 것이 내년 5월 개관 예정인 국내 최대규모의 자연사 박물관의 홍보대사로 나서는 것. 서울 서대문구가 연세대 후문 근처에 지상 3층, 지하 1층 규모로 건립 중인 자연사 박물관에서 둘리는 어린이들의 자연 생태 체험 학습을 돕는 도우미 캐릭터의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또 2001년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돼 인기를 끌었던 '뮤지컬 둘리' 역시 새모습으로 선보인다. 둘리는 무대 위에서 탭·발라드·록·힙합 등 음악과 무용을 넘나들며 공중돌기 등 무대를 휘어잡는 매너를 보여주게 된다. 공연제작사인 에이컴과 둘리나라는 30억원의 예산을 들여 최첨단 시설이 갖춰진 대형 둘리모양의 야외무대를 만들고 장기공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와함께 지난 월드컵에서 분출된 국민적 단합과 희열을 청소년들에게 전하기 위해 내년 광복절 기념 역사박물관 개관 이벤트에는 마이콜이 주축이 돼 신명나는 놀이마당을 펼치는 한편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 페스티벌(SICAF)에서도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계획이다.

또 내년 하반기에는 국내 최초의 HDTV용 TV시리즈로 제작된 애니메이션 '둘리'가 시청자들과 만날 예정이다.

정형모 기자

h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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