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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산업혁명'나선 大田:대덕밸리 '두뇌' 활용 新산업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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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우리나라 중심에 위치한 대전은 첨단기술 산업과 21세기형 서비스 산업에 미래를 걸고 있다.

국내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 능력을 갖추고 있는 대덕밸리의 정보기술(IT)·생명공학(BT)·나노기술(NT) 등을 기반으로 하는 신산업을 도약시키는 게 첫 과제다.

둘째는 레저와 지식·정보에 기반한 이른바 '신 3차 산업'의 육성이다. 신 3차 산업은 종전의 도소매업과 음식점 등으로 이뤄진 서비스 산업 구조 대신 관광·레저와 정보화를 토대로 한 미래형 유망 산업으로 꼽힌다.

염홍철(廉弘喆)시장은 지난 7월 취임과 함께 신 3차 산업을 지역경제 개발을 위한 주요 과제로 선정했다. 기존 제조업과 서비스업만으로는 지역경제를 일으킬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대전시 관계자들은 "21세기에는 대전이 전국에서 가장 잘 사는 도시가 될 것"이라고 장담한다. 지식정보 사회에 걸맞은 성장 잠재력이 어느 도시보다 높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전국 최고의 싱크탱크인 대덕밸리에는 현재 7백여 벤처기업(産)과 1백5개의 연구기관(硏), 한국과학기술원(KAIST)·한국정보통신대학원대학교(ICU·學) 등이 입주해 있어 산·학·연(産·學·硏)의 무한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석·박사급 연구원만 1만5천여명인 이곳에 정부는 지난 30년간 4조9천여억원을 쏟아부었다.

1998년에는 조달·관세·철도청 등 9개 정부 외청이 입주(상근 공무원 4천여명)한 정부 대전청사까지 대전시청 인근인 둔산 신시가지에 들어섰다.

주5일 근무제의 본격 시행을 앞두고 레저 기반도 튼튼한 편이다. 대도시 중에서는 드물게 유성 온천 관광특구가 시내에 위치한 데다 20∼30분 거리에 계룡산과 대청호가 각각 자리잡고 있다. 국내 유일의 과학 테마파크인 엑스포과학공원이 전국의 청소년들을 끌어 모으고 있으며, 비수도권 최대 규모인 대전동물원도 올해 어린이 날 보문산 자락에 문을 열었다.

대전∼진주간 고속도로가 2001년 말 개통돼 주말이면 영·호남 사람들이 몰려 들고 있으며 내년 말이면 경부고속철도 서울∼대전 구간이 1차 개통 돼 서울까지 57분(현재는 1시간30분·새마을호)이면 오갈 수 있게 된다.

대전 경제의 성장 잠재력은 최근 국내 주요 연구기관들로부터도 공인받았다.

"대덕밸리는 국내에서 가장 발전 잠재력이 있는 지식 산업군(群)"(2001년·국토연구원), "국내 도시 중 지식기반지수 1위"(2001년 7월·현대경제연구원), "국내 도시 중 지식 클러스터(集積) 종합 1위, 산업 정책 추진 여건 1위"(2002년 3월·과학기술정책연구원) 등이 그것이다.

이 같은 여건 아래 대전시는 ▶영상·게임 ▶컨벤션 ▶이벤트 ▶특허산업 등을 지역을 대표하는 '신 3차 산업'으로 중점 육성한다는 전략을 짜놓고 본격 추진 중이다.

우선 지난 3일까지 엑스포과학공원에서 열린 세계 최대 규모의 청소년 게임 축전인 '월드사이버게임 2002'를 유치하는 데 성공했다. 이 대회에는 45개국에서 스타크래프트 등 게임의 지존(至尊)을 자처하는 4백5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 우리나라가 종합 우승을 차지한 가운데 막을 내렸다.

대회장을 직접 찾은 게임 매니어가 5만여명에 달했고, 대회 전 과정이 인터넷을 통해 전 세계 5억명의 네티즌들에게 생중계됐다.

부대 행사로 열린 비즈니스 회의에는 국내외 바이어 1백50여명과 30여 게임 업체가 참가, 엑스포과학공원을 국내 게임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하는 데 기여했다.

대전시는 93년 세계 엑스포를 치렀던 엑스포과학공원을 리모델링하는 차원에서 2006년까지 전체 부지 16만평 중 10만평을 첨단 문화산업단지로 개조, 영상·게임·캐릭터·디지털콘텐츠 등 고부가가치 업종을 입주시킨다는 계획이다.

이곳에서는 이미 영화감독인 박철수씨가 지난 8월 대전영상원을 개원, 영상연출 등 3개 분야에 걸쳐 33명의 영화산업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시는 앞으로 시교육청과 함께 이곳에 영화고등학교를 설립한다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대전은 교통요지인 데다 대덕연구단지·정부청사·3군본부 등 주요 시설이 많아 각종 국제·국내 회의가 지방도시 중에서는 가장 많이 개최된다.

이에 따라 2006년까지 7백58억원을 들여 대덕연구단지에 건물 연면적 3만5천여㎡ 규모의 대형 컨벤션센터를 짓는 계획도 차분하게 추진 중이다.

첨단무기와 벤처기술을 연계해 지난 10월 17∼19일 열렸던 벤처국방마트 역시 내년부터는 국제적인 방위산업 박람회로 격상된다.

월드컵경기장 부근 6만여㎡의 부지에는 2005년까지 대규모 꽃단지가 만들어져 인근 유성온천·계룡산 등과 연계한 관광상품으로 한몫을 하게 된다.

국민은행·하나은행·CJ39쇼핑 등 금융·유통업체들의 콜센터도 이 지역에 잇따라 입주해 여성인력 고용(올해 4천2백여명)에 기여하고 있다.

특허청·특허법원·대덕밸리 등이 지역에 위치한 점을 고려, 특산물·전통기술 등의 부존 자원을 지식 재산으로 변환시키는 등 특허 관련 산업도 집중 육성하겠다는 게 대전시의 전략이다.

대전=최준호 기자 choi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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